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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건양대, 교수 자살 ‘우울증 몰이’…유족 강력반발

등록 2011-04-07 22:20

“확인되지 않은 사실 언론에 유포…고인 명예훼손”
‘학과 구조조정 탓’ 주장에 학교쪽 “논의만 했을뿐”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교수를 두고 학교 당국이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우울증 탓이라는 내용을 성급히 외부에 알려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유족들은 학과 구조조정 과정에 따른 스트레스가 자살을 불렀다며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학교 쪽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7일 오후 충남 논산 ㄱ대학교의 조아무개(40) 교수(전자정보공학)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조 교수가 피를 흘린 채 엎드려 있어 학교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학교 쪽은 조 교수가 평소 우울증세를 앓아왔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을 언론에 전했고, 일부 언론에 이런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오종상 논산경찰서 수사과장은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건 당시 조 교수가 우울증세를 앓았는지 여부를 언론에 확인해준 적이 전혀 없다”며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조사했을 뿐 우울증세와 관련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 교수의 부인 왕아무개(35)씨는 “남편은 우울증을 앓은 적도 없으며 정신과 치료나 약을 복용한 적이 전혀 없다”며 “학교 쪽이 유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아무런 확인 없이 유출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편은 숨지기 전인 지난 2월 학교 쪽으로부터 교양학부로 옮겨 컴퓨터 관련 강의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사실상의 인사 통보’를 받았다”며 “이 때문에 자존감에 심한 상처를 입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왕씨는 “남편과 같은 날 인사 이동과 관련해 학교 당국자를 만난 교수가 2명 더 있다”며 “이들 교수를 지난달 말께 직접 학교에서 만났고, 그들은 논의라기보다는 통보에 가깝게 받아들였다고 했으며 발령 일자까지 물은 교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 쪽은 유족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아무개 기획조정처장은 “유족들의 주장과 달리 당시 조 교수 등에게 교양학부 강의를 말한 것은 논의였을 뿐 전혀 통보가 아니었다”며 “이 문제가 유족들과 정상적으로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사건 당일 한 교수로부터 우울증에 대한 얘기가 잠깐 흘러나와 이를 언론에 전했는데 최종적으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잘못을 일부 인정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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