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중장기 대책 논의
충남 천수만 일대의 서산 간월호와 태안 부남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충남도는 8일 도와 서산시, 홍성·태안군, 한국농어촌공사, 현대건설 관계자 등이 참여해 간월·부남호 수질개선을 위한 실무회의를 9일 서산시청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호수 안팎으로 구분해 중장기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간월호(2647㏊)와 부남호(1527㏊)는 국내 최대 간척지인 서산 에이·비(A·B)지구에 있으며 인공 담수호로는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환경부가 조사한 간월·부남호의 지난 4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최고치가 각각 14.5ppm과 13.7ppm으로,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4급수 기준(8ppm)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녹조 현상까지 나타나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간월호는 지난해 9월 환경부가 2012년까지 습지보호지역 지정 및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곳이기도 하다.
이들 담수호는 지난 1980년대 초 바다를 막아 만들어졌지만 이후 수질 개선을 위한 투자가 거의 없었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서산·태안·홍성에서 생활하수·폐수가 흘러들고, 1만㏊가 넘는 농경지에서 끊임없이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수질 악화를 막지 못했다.
도는 호수 안 준설과 유입부 완충 식생대 설치 등을 호수 관리기관인 농어촌공사와 현대건설이 공동 추진토록 하고, 간월·부남호와 연결되는 하천·지천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환경 기초시설 등을 설치해 오염원을 차단시키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수질개선 사업에 드는 예산은 2020년까지 6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인 항목을 보면 읍·면 단위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고도처리시설 신·증설, 수질환경 우수마을 지원 등에 1370억원, 호수 안 준설에 4700억원, 호수 유입부 완충 식생대 설치에 60억원 등이다. 도는 환경부 등 중앙부처에 국비 확보를 건의해 예산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간월·부남호는 수질 악화로 애초 물 이용 목적의 상실은 물론 생태적 가치의 저하가 우려되며, 특히 태안 기업도시와 서산 웰빙특구 등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어 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관계기관별 역할 분담이 확정되는 대로 종합적인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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