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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어르신의 발’ 농촌버스 발 묶이나

등록 2011-07-20 20:02수정 2011-07-20 23:11

5일장날이던 지난 1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축협 앞 정류장에서 장을 본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농어촌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한 시간가량 정류장을 들고 난 주민들 대부분은 예순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었다.   부여/전진식 기자 <A href="mailto:seek16@hani.co.kr">seek16@hani.co.kr</A>
5일장날이던 지난 1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축협 앞 정류장에서 장을 본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농어촌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한 시간가량 정류장을 들고 난 주민들 대부분은 예순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었다. 부여/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기름값 폭등에 굴릴수록 적자…일부 운행 중단
대체 교통수단 없는 주민 버스 안오면 애들 학교는…
전북 부안군 산간벽지 곳곳을 운행하는 농어촌버스 40여대가 지난 18~19일 멈춰섰다. 부안군이 관광버스 10여대를 대체 투입했지만, 나이든 노인들과 어린 학생들은 나들이와 등하교에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신환철(72·부안군 변산면)씨는 “읍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가는데 무더위 속에서 3시간 넘게 차편(대체 버스)을 기다려야 했다”며 “급한 마음에 직행버스로 격포까지 갔다가 거기서 택시를 타고 마을로 돌아오느라 택시비로 4000원이나 들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부안군 농어촌버스가 멈춘 것은 운영업체인 새만금교통·부안스마일교통의 노조원들이 1명당 800만원이 넘는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운전대를 놓았기 때문이다.

군 단위 농어촌지역을 주로 운행하는 전국의 농어촌버스 업체는 지난해 말 현재 101곳으로, 2006대 버스를 4181개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버스 한 대로 2개 노선 이상을 뛰며, 고령층이 대부분인 농촌 주민들과 학생들을 실어나르는 ‘실핏줄’ 같은 구실을 한다. 이 버스의 이용객들은 대당 하루 평균 12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 버스가 운행을 멈추면 뾰족한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고령의 농어촌 주민들과 학생들은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5일장이 섰던 지난 1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축협 정류장에서 집에 갈 농어촌버스를 기다리던 이봉우(74·부여군 임천면) 할아버지는 농어촌버스 운행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소식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지원 안 해주면 버스회사들 다 망하는 거여. 버스 없으면 우리는 또 어쩌나.” 이틀 동안 농어촌버스가 멈춰선 전북 부안에서는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농번기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갔다.

하지만 농어촌버스 업체들은 극심한 경영난으로 운행 감축·중단은 물론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농어촌지역 승객 감소에 더해 기름값 폭등, 인건비 상승까지 겹친 ‘3중고’ 탓이다.

충남 서천군의 서천여객이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한 것도 적자 누적에다 최근 급상승한 연료비 부담 탓이었다. 부안·서천 두 곳 모두 기초자치단체가 기름값 상승분 보조 등을 약속해 급한 불은 껐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한 실정이다.

농어촌버스 업체들은 “버스를 굴릴수록 적자가 나니, 죽지 못해 사는 실정”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되지 않는다면 운행 감축·중단 사태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전 전주/전진식 박임근 기자, 전국종합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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