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환경단체, 갑천 서식지 5곳 원형보전 합의
축구장 등 공사계획 변경…“환경행정 진일보” 평가
축구장 등 공사계획 변경…“환경행정 진일보” 평가
대전시와 환경단체가 갑천의 맹꽁이 집단 서식지를 원형보전하기로 했다.
지역 환경단체인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31일 “올 여름 4대강 사업 금강 살리기 11공구의 갑천 1지구에서 발견된 맹꽁이 서식지 5곳을 원형 그대로 보전하기로 최근 대전시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형보전 지역은 불무교 하류 1곳과 신구교 상류 1곳, 용신교 하류 1곳, 고속철도교 하류 2곳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불무교 하류의 서식지는 원형보전을 하고 신구교와 용신교 쪽에 건설 예정인 축구장은 위치를 변경하거나 계획 자체를 철회하기로 했다. 고속철도교 쪽에 들어설 파크골프장도 장소를 옮기게 됐다. 이들 맹꽁이 서식지의 전체 면적은 약 3만2000㎡(대전시 추정치)로 축구장 4개 면적과 맞먹는다.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는 도시환경 지표종으로, 서식지인 습지는 도심의 온도·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지만 환경오염과 개발 등의 영향으로 그 수가 크게 줄고 있다.
애초 대전시는 이들 서식지의 맹꽁이를 포획·이주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환경단체와의 3차례 협의 끝에 이처럼 결정했다. 최근에도 대전시는 금강과 갑천의 합류부에서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된 뒤 인공습지 계획을 자연습지로 변경한 바 있다.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대전시의 하천행정 및 환경행정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성과”라며 “이로써 대전시는 전국 최대 맹꽁이 생태공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와 스마트시티 사이에서도 올여름 맹꽁이의 집단 서식이 확인됐지만 관련 기관 사이의 협의가 이뤄지는 사이 부지정리 공사가 진행돼 서식지가 일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대전시는 이번 보호대책을 계기로 맹꽁이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종들이 살아숨쉴 수 있는 도심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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