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6일 대전 관평동 테크노밸리 1단지 근처에서 ‘맹꽁이 시민조사단’의 문광연 중일고 교사와 학생들이 맹꽁이 서식 여부를 조사하는 모습(왼쪽)과 관저동 서머나교회 뒤쪽 물웅덩이에서 발견된 맹꽁이.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회사원·주부 등 시민조사단
유성구·서구 등 22곳서 발견
일부는 하수유입 등 훼손 우려
정밀 조사 등 보호 조처 필요
유성구·서구 등 22곳서 발견
일부는 하수유입 등 훼손 우려
정밀 조사 등 보호 조처 필요
대전 시민들이 직접 나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의 서식지를 무더기로 확인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9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월17일~8월7일 시민조사단 80여명이 대전지역 도심과 외곽 69곳을 직접 조사해보니 22곳에서 맹꽁이 서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맹꽁이 서식이 확인된 곳은 대전 유성구 13곳, 서구와 대덕구 각각 3곳, 동구 2곳, 중구 1곳이다. 유성구 어은동의 충남대 농대 버스 종점 배수로에서는 맹꽁이 성체·올챙이·알뿐 아니라 울음소리까지 확인됐다. 유성구 관평동 관평천 습지와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 뒤 물웅덩이, 중구 중촌동 유등천 습지에서는 맹꽁이 성체와 올챙이, 울음소리가 관찰됐다. 서구 갈마동 대전외고 등 20곳은 맹꽁이 서식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들 서식지 가운데 일부는 인근 주민들의 포획이나 하수 유입, 공사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컨벤션센터와 스마트시티 사이의 물웅덩이에서 발견된 서식지는 공사가 예정돼 있고 일부 서식지는 이미 훼손돼 보호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행 야생동식물보호법에서는 보호종의 포획 금지 등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서식지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어 보완이 필요한 형편이다.
문광연 중일고 생물교사(양서류 전문가)는 “공사 전에 거쳐야 하는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게 큰 문제”라며 “이번에 도심에서 발견된 맹꽁이 서식지의 경우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적절한 보호 조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조사단은 △서식 실태 정밀조사 △확인된 서식지에 보호팻말과 울타리 설치 △환경을 고려한 도시계획·환경정책 등을 대전시에 제안했다. 이번 조사에는 초·중·고 학생과 교사·회사원·주부 등 일반 시민, 맹꽁이 관련 동아리 회원 등이 참여했으며, 서식지로 추정되는 지역을 직접 찾아 맹꽁이 울음소리를 녹음하거나 인근 주민들을 인터뷰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 충청지역본부가 2005년부터 하고 있는 ‘블루 스카이 프로젝트’의 하나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오는 11월 맹꽁이 생태지도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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