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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충남 농업계고 ‘졸업 뒤 영농 희망자’ 없다

등록 2012-01-09 22:15

공주생명과학고 설문 결과
재학생 404명 중 대부분이 대학 진학·취업 원해
부모 영농기반 취약 등 원인 “하고 싶어도 못해”
충남의 농업계고 학생·학부모들 가운데 졸업 후 본인 또는 자녀의 영농을 희망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공주생명과학고 박병필(50) 교사(직업부장)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26일 이뤄진 조사에 응답한 이 학교 학생 404명 가운데 졸업 후 영농을 희망하는 학생이 전혀 없었다.(그래픽 참조) 충남 도내 농업계고 8곳 가운데 공주생명과학고는 유일하게 농업계열학과들로만 편성된 곳이다.

응답 학생의 51.3%(207명)는 대학 진학을 원했으며 36.9%(149명)는 취업을 희망했다. 대학 진학 또는 취업 희망자 가운데 농업 관련 분야를 선택한 학생은 각각 37명(9.2%)에 그쳤다.

학부모들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설문 응답 학생의 학부모들 가운데 자녀가 졸업 후 영농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57.2%(231명)는 대학 진학을, 32.4%(131명)는 취업을 바랐다. 자녀의 대학 진학 또는 취업을 바라는 학부모 가운데 농업 분야를 원하는 이는 각각 14.6%와 5.9%에 머물렀다.

박 교사는 이런 조사 결과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학부모들의 영농기반이 매우 취약한 점을 들었다. 재학생 학부모들 가운데 논을 소유하고 있는 가정이 31.9%(129명)였고 밭은 21%(85명)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반 가까운 학부모들이 논밭 없는 영세농인 셈이다. 가축 보유 현황을 보면 소 46마리, 돼지 21마리, 닭 27마리, 기타 가축 54마리 등 모두 148마리에 그쳐 학생 1명당 0.37마리에 그쳤다. 이 학교 재학생 650명 가운데 한부모·조손 등 결손가정 자녀는 27%(177명)에 이른다. 박 교사는 “부모들의 영농기반이 매우 취약하여 학생들이 졸업 후 농촌에 정착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박 교사는 부모·학생들의 영농 기피 원인으로 도농 간 소득격차 심화와 농촌 지역의 낙후된 생활환경, 농촌 공간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인식 부족 등을 꼽았다. 영농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현장·국외 체험학습 및 연수 기회 확대, 농업계고 학생들의 교육·취업 지원책과 농업계고 교육시설 현대화 등을 제안했다. 박 교사는 “3농혁신 방안은 농업·농촌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국민들 머릿속에 심어져 일상생활에서 행동으로 나와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교육기관을 통해 의식 전환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의 설문조사 결과는 이날 충남 예산 농업기술원에서 3농혁신 위원과 전문가 등 50여명이 참석해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3농혁신 위원 합동워크숍’에서 발표됐다.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언론·농업·학교의 관점에서 농어업·농어촌 현실을 진단하고 3농혁신 목표와 추진 방법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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