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타 버린 홍대버스
최근 경비원들과 휴게소 문제로 다툼 잦아
경찰, 사고 원인 조사 중
경찰, 사고 원인 조사 중
대학교 통학버스 운전기사가 자신이 타고 있던 버스에 불을 질러 크게 다쳤다.
10일 오전 10시45분께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홍익대 세종캠퍼스 본관 에이(A)동 앞에서 이 학교 통학버스 운전기사 정아무개(56·충북 청원)씨가 자신이 타고 있던 버스에 휘발성물질을 이용해 불을 질러 전신 3도화상을 입고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중이지만 위독한 상태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정씨 혼자였으며 학생들의 피해는 없었다.
연기소방서 관계자는 “처음 신고한 대학생이 ‘불이 붙은 버스에서 경적소리가 나다 갑자기 운전기사가 버스 바깥으로 튕겨져 나갔다’고 한다”며 “버스 안에서 발견된 18리터들이 유류용기에 든 휘발성물질에 정씨가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학교에서는 연기소방서 소방관들이 체력검정을 받고 있었으며, 화재 소식을 전해 듣고 곧바로 출동해 근처 소화전으로 1차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이 거세 버스는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
이 학교에서 12년간 일해온 정씨는 최근 용역업체 소속인 학교 경비원들과 휴게소 사용 문제로 언쟁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경찰서 쪽은 “최근 들어 정씨와 경비원들 사이에 휴게소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자신과 다툼을 한 경비원들이 해고된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 다시 출근한 것을 보고 정씨가 학교 총무과 직원에게 항의를 했다고 한다”며 “총무과 직원이 얘기를 하기 위해 정씨가 탄 버스에 갔지만 정씨가 문을 잠그고 혼자 안에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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