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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퇴임” 밝힌 서남표 총장
‘10월20일 사임’ 약속 이미 했었다

등록 2012-10-18 08:34수정 2012-10-18 09:41

서남표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3월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서남표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3월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지난 7월 서명해 이사회 제출
회견서 “대통령이 퇴진 지시”
교수·학생들 “당장 물러나야”
학생들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 사태가 불거지며 학교 구성원들한테서 1년 넘게 사퇴 요구를 받아온 서남표(사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이 내년 3월 퇴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서 총장은 지난 7월 이사회 때 ‘10월20일 물러나겠다’는 사임서를 이사회에 냈던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한겨레>가 카이스트 이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서 총장은 지난 7월20일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오명 이사장과 별도의 합의사항을 정하면서 사임서도 함께 쓴 것으로 드러났다. 사임서에는 ‘총장직에서 사임한다’는 내용에 서 총장 자신과 총장 쪽 이성희 변호사가 함께 서명했고, 사임할 날짜는 10월20일로 기재돼 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서 총장의 계약 해지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고, 안건이 의결되면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총장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7월20일을 기준으로 3개월이 되는 시점이 10월20일이다. 이후 서 총장은 오 이사장과의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며 이사회에 문서를 보내 사임서를 돌려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사는 “9월17일 이사회에서 서 총장과 오 이사장의 합의사항, 그리고 사임서가 이사들만 아는 조건으로 공개됐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사임서 작성 사실은 물론, ‘일방적인 학사정책과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 소통 부족’ 등을 지적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신 서 총장은 중도 사퇴의 배경으로 오명 이사장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오 이사장의 유일하고 특별한 목적은 총장을 내쫓는 일이었다”며 “대통령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이사장에게 수차례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사임서 작성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서 총장 쪽의 이 변호사는 “사임서는 조건부이고, 부속문서인 7개 합의사항을 오 이사장이 전혀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적인 효력 자체가 없다”며 “관건은 명예로운 퇴진과 후임 총장 공동인선 등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이스트 교수와 학생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서 총장이 내년 3월 물러나는 이유로 차기 정부와 협력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총장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대중을 더이상 희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도한 학부 총학생회장은 “서 총장이 아직도 구성원들의 뜻을 못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지난 16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열어,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해임이나 자진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총장실을 점거하기로 의결했다.

대전/전진식 기자

이근영 선임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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