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공장 내화벽돌 교체중
노동자 5명 질식 추정 사망
지난해 9월 이후 10명 숨져
노동자 5명 질식 추정 사망
지난해 9월 이후 10명 숨져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5명이 산소 결핍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이 제철소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라 이번 사고까지 노동자 10명이 숨졌다.
10일 새벽 1시40분께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강공장 전로 3호기에서 내화벽돌 교체 작업을 끝내고 마무리 정리를 하려고 전로 안으로 들어간 협력업체 한국내화㈜ 노동자 홍석원(35)씨 등 5명이 잇따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한국내화는 사고 5시간이 지난 아침 6시37분에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문서로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홍씨 등은 지름 8m, 높이 12m의 전로에서 작업 끝단계인 리프트 제거 작업을 하려고 아래로 1m가량 내려가다 높이 8m 지점에서 쓰러졌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전로 내부의 열을 견디는 내화벽돌을 전로 아래쪽부터 차례로 교체해왔다. 이날 오전 7시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아르곤가스 주입을 거쳐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이 시운전을 서두르려고 작업자가 있는데도 아르곤가스를 미리 전로에 채우다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현장에서 전날 저녁 7시까지 12시간 근무하고 교대했다는 ㄱ씨는 <한겨레> 기자와 만나 “50명이 2개 조로 나뉘어 일주일간 맞교대로 24시간 작업해왔다. 밸브에서 아르곤가스가 미리 배출되지 않았다면 사고가 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르곤가스는 쇳물의 성분을 고르게 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하지만 무색무취한 기체인 탓에 감지기 없이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사고 뒤 이날 오전 전로에서 측정한 산소 농도는 홍씨 등이 숨진 8m 지점이 14~16%, 전로 바닥은 0.6%로 나타나, 작업을 해서는 안 될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평상시 대기 중 산소 농도는 21%가량인데, 작업 현장의 농도가 18% 미만이면 질식 위험이 있어 작업이 금지돼 있다. 유족들은 ‘사전에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등의 안전조처를 소홀히 한 인재’라며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현대제철의 사과와 책임 규명이 이뤄지기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태도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합동감식에 나섰다. 정남희 당진경찰서 수사과장은 “사망 원인은 산소 결핍으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되지만 11일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며, 작업일지와 계약관계,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후 1시께 현대제철에 작업 중지 명령을 통보하고 현대제철 특별근로감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데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원청업체로서 책임이 있다면 당연히 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전진식 기자, 송인걸 이완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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