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노동자 5명이 숨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로 3호기의 사고 당시 내부 모습. 내화벽돌을 지게차로 옮기는 데 쓰이는 화물받이 2개가 바닥에 보인다.
지난해 전로 안에서 작업중인데도
동시에 또다른 교체공사 진행
전로 기울며 대형사고 일어날뻔
2011년엔 작업중 쇳덩어리 쏟아져
“안전 소홀해 결국 5명 참사 초래”
동시에 또다른 교체공사 진행
전로 기울며 대형사고 일어날뻔
2011년엔 작업중 쇳덩어리 쏟아져
“안전 소홀해 결국 5명 참사 초래”
전로 내부 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아르곤가스 배관을 연결해 노동자 5명이 숨진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2011년과 2012년에도 대형 인명사고가 날 뻔한 사실이 확인됐다. 노동자들은 현대제철이 작업장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로만 약속하다 결국 노동자 5명이 숨지는 참사가 터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대제철 하청업체 한국내화㈜ 직원들은 14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번에 사고가 난 당진제철소 제강공장 전로 3호기와 같은 라인에 있는 전로 2호기에서 2011년과 2012년에도 내화벽돌을 쌓는 작업을 하다 안전사고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복수의 직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2년 4월 일어난 사고 원인은 이번 참사와 거의 판박이였다. 12명이 전로 안에서 작업하는 동안, 전로를 기울일 때 제어해주는 브레이크패드를 또다른 하청업체가 교체하는 공사를 했다. 이번 사고처럼 전로 안에 작업자들이 있는데도 이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줄 수 있는 공사를 동시에 벌인 것이다.
브레이크패드 4개를 하나씩 교체하지 않고 한꺼번에 3개를 교체하는 바람에,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한 전로가 15도가량 기울어졌다. 전로 안에서 작업중이던 ㄱ씨는 “전로 바깥쪽의 가설 구조물이 전로를 지탱해주지 않았다면 작업자 12명이 모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로는 지면에서 7~8m 높이에 있고 전로 자체의 높이도 12m에 이른다. 전로 안 내화벽돌 1개의 무게가 40㎏가량이어서 전로가 뒤집어졌다면 작업자들이 내화벽돌과 함께 추락하며 깔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 ㄴ씨는 “브레이크패드 교체 작업을 하는 줄 알았다면 누가 전로 안에 들어갔겠느냐”고 말했다. 당시 현대제철은 전로 관리 책임자 등의 안전관리 약속이 담긴 문서를 제시하며 노동자들에게 작업을 독려했다고 한국내화 노동자들은 말했다.
2011년 8월에는 전로 배관에 흡착돼 있던 쇳덩어리가 한꺼번에 작업자 4명한테 쏟아져내렸다. ㄷ씨는 “그 충격으로 철제 구조물(에이치빔)이 휘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행히 쇳덩어리들이 작업자들 머리 위쪽 구조물과 부딪히면서 충격이 완화돼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현대제철이 오는 9월로 예정한 고로 3호기의 가동을 위해 보수공사 기간을 단축시켰다는 주장도 거듭 나왔다. 예전엔 내화벽돌 교체에 15일씩 걸렸지만, 이번 사고 때는 7일 만에 작업을 마치도록 했다는 것이다. 보수작업을 했던 ㄴ씨는 “작업을 마치면 진통제 없이는 못 견딜 정도로 노동 강도가 심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쪽은 15일 “두 차례 사고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는 중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 전로 보수작업은 내화벽돌 재질이 향상되고 업무 숙련도가 높아져서 2년 전부터 8일로 줄였다”고 해명했다. 유족들은 진상 파악과 책임자 처벌 이전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당진/전진식 기자, 이정애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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