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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해 키운 ‘자연 그대로’ 블루베리 미·일서도 인증한 유기농이랍니다”

등록 2013-07-04 21:26

지난달 말 충남 당진시 순성면 농장에서 김성욱씨가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지난달 말 충남 당진시 순성면 농장에서 김성욱씨가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사람과 풍경 블루베리 친환경 농사 8년 김성욱씨
화학비료·비닐하우스 대신
퇴비만 사용하고 노지 재배
“명품 잼·효소 만드는 게 꿈”

“땅에 투자하는 거예요. 땅은 세월이 만드는 거니까 세월에 투자하면서 농사를 지으면 좋지 않겠나 싶어서 자연 그대로 농장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 김성욱(64)씨는 부인과 단둘이 1만1500㎡ 크기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손수 만든 퇴비만을 주는데다 여느 농가처럼 시설하우스가 아닌 노지 재배를 고집한다. 서울에서 20년 넘게 전자제품 수입·제조업을 하다 2005년 부인의 고향인 당진에 귀농한 그는 처음부터 자연에 의지하는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었다. “세월을 두고 땅을 만들어가다 성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힘이 나지 않겠나 싶었어요.” 그는 농장 이름도 ‘자연 그대로 블루베리농장’이라고 지었다. 시설재배보다 블루베리 크기도 들쑥날쑥하고 수확량도 적은 편이지만 여유를 잃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블루베리 2500그루에서 1000㎏가량을 생산해 5000만원 소득을 올렸고 앞으로는 1억원까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여름 땡볕에서 한 알 한 알 블루베리를 따며 흘린 땀으로 그는 최근 블루베리보다 달콤한 열매를 얻었다. 지난달 중순 미국 농무부와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블루베리와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 유기 인증을 받은 것이다. 올해 초 신청한 뒤 반년 가까운 조사를 거쳐 얻어낸 성과다. 2009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유기 인증을 받은 것을 더하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미·일 세 나라에서 블루베리 유기 인증을 따낸 셈이다. 벼나 채소보다 블루베리 같은 과실 쪽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과 당진시 농업기술센터를 부지런히 오가며 교육·연수를 받은 게 큰 도움을 줬다. 농사일이 체질에 맞는다는 그는 충남에서 블루베리 유기농장으로는 첫손에 드는 게 꿈이다. 다른 농장에 견줘 창피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며 겸손해하는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집사람과 둘이서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이제 찾은 것 같아요. 스위스나 오스트리아를 보면 작은 농장에서 명품 농산물을 가공해내잖아요. 블루베리 잼·효소 등을 소량이지만 명품으로 가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씨는 4일 안희정 지사의 초대를 받아 충남도청에서 안 지사와 3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충남도는 도정의 핵심 사업인 3농혁신의 미래로 김씨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도내 농가들의 친환경 명품농업 육성을 위해 토양 개량제 등 유기 인증에 필요한 지원에 적극 나설 참이다. 이종익 충남도 친환경농업 담당은 “농가들에 친환경 인증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광역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친환경농업 확대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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