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상 증세 보이는 매형에 폭행당해 숨져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매형의 귀신을 쫓겠다며 퇴마 의식을 하던 처남이 매형에게 폭행을 당해 숨졌다.
충남 공주경찰서는 지난 15일 저녁 6시45분께 공주시 반포면 자신의 집에서 부인의 남동생 이아무개(40)씨를 넘어뜨린 뒤 바닥에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서아무개(46)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기계설비 일을 하는 서씨는 2주일 전부터 자신의 몸에 귀신이 들었다며 이상행동을 보였다. 사건 당일 증세가 갑자기 심해져 오후 5시께 또다시 발작을 보이면서 부인과 큰딸을 주먹과 발로 때리기도 했다. 충북 청원군에서 농사를 짓는 처남 이씨는 이날 오후 조카의 전화를 받고 찾아와 매형 서씨의 귀신을 쫓아주겠다며 머리에 손을 얹고 주문을 외는 등 퇴마 의식을 하다 서씨가 갑자기 거실 유리거울을 집어던지자 놀라서 마당으로 도망쳤다. 이씨를 뒤따라간 서씨는 이씨의 머리를 시멘트 바닥에 여러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서씨를 말리던 장모 남아무개(77)씨는 갈비뼈 3개가 부러져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씨는 가족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곧바로 검거됐다.
경찰은 서씨가 범행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력도 없으며, 평소 점잖고 부부관계도 좋았다고 밝혔다. 공주경찰서 수사 관계자는 “숨진 이씨가 무속인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의자 서씨 또한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조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이씨의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고 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참이다.
공주/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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