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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불산 사고’ 6개월 금산 ‘불산 사고’ 6개월

등록 2014-01-16 21:14

유출원인 규명 안된 채
한달전 검사서 또 검출
주민들 공장 이전 요구
금산군 뒤늦게 대응나서
“또다시 불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날까 봐 잠을 못 잘 정도예요. 군수는 마을에 코빼기도 안 보이고….”

지난 10일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불안을 호소했다. 120가구 130여명이 사는 작은 산골마을의 조정천에서 지난해 7월2일 불산이 유출돼 물고기 수천마리가 숨졌다. 당일 조정천에서 물을 떠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 검사했더니 불산이 23.7~107.4ppm까지 검출됐다. 불산의 지하수 기준치는 1.5ppm이며, 고농도 불산은 사람을 숨지게 할 수 있는 1급 유독성 화학물질이다. 버들치·도롱뇽·가재 등이 많았던 조정천에는 사고 뒤 물고기 한마리 찾을 수 없게 됐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조정천은 대청호 상수원인 금강의 지류이며, 사고 지점은 군에서 자랑하는 아토피 치유마을에서 직선거리로 2㎞ 남짓이다.

조정리 주민들이 여전히 불안에 떠는 것은 사고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공장 배수구로 불산이 유출된 마을 인근 업체 램테크놀러지는 여전히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도체 제작에 쓰이는 화학약품을 만드는 램테크놀러지는 박동철 금산군수의 재임 기간인 2007년부터 금산공장을 운영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황규식(46) 조정리 이장은 “청정마을에 불산을 취급하는 공장이 어떻게 인허가를 받았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 공장이 불산 취급 업체인 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검사에서 또다시 불산이 소량 검출되면서 주민들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최근 들어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불산 때문인지 몸무게도 몇 ㎏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공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날마다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3일에는 군북면 전체를 아우르는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문영철 비대위 사무국장은 “건강검진과 역학조사, 공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주민들이 참여하는 환경감시단을 꾸려 공장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뒷짐을 졌던 금산군이 뒤늦게 나섰다. 이재곤 금산군 환경자원과장은 16일 “군에서 적법하게 인허가받은 공장을 강제로 이전하라고 하기는 어렵다.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주민들과 군청·군의회, 지역구인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실, 회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공장 이전을 위한 회의가 열린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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