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택회씨 대전대 박사논문
대전시 5개 자치구 가운데 대덕구·유성구의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이 활성화된 반면 다른 3개 구는 개선점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전시 5개 구의 주민참여예산제 실태를 분석한 연구는 처음이다.
26일 허택회(52)씨의 대전대 행정학 박사학위 논문 <대전광역시 5개 자치구 주민참여예산제 실태분석>을 보면, 대덕구·유성구와 달리 동구·중구·서구 주민참여예산 위원들은 제도 운영이 형식적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들 구는 모두 제도 운영 방식이 ‘단발성 회의’에 그치는 공통점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5개 구의 주민참여예산 위원 1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으며, 주민참여 진단모형(클리어 모델)으로 분석한 결과다.
논문은 참여자 역량과 참여 여건·조직화·요청·반응 5가지 항목으로 나눠 구별로 제도 운영상의 장단점을 짚었다. 2005년 대전에서 가장 먼저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한 대덕구는 참여 여건(5점 기준 4.04)·반응(3.97)이 매우 높았다. 주민 참여를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육 훈련과 리더십 개발, 지역사회 조직화와 소통경로 확대 등이 요구됐다. 대전에서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보이는 유성구는 참여 여건(4.02)·요청(3.83)·반응(3.82) 항목이 높지만 참여자 역량 항목은 5개 구 가운데 가장 낮은 3.26으로 평가됐다. 예산 편성 과정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구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자세를 가리키는 참여 여건(3.93)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주민 참여를 늘리기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중구는 다른 구보다 대부분 낮은 점수를 보여,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의 신도심 서구는 참여 조직화(3.52)·반응(3.58)이 낮아 주민들 사이의 관계망 형성 등 사회적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허 박사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요인별 진단에 따른 처방전과 함께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구별로 제도 운영의 강점과 단점을 알아야 강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약점을 보완해 제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