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초점
재선 도전 새누리 이철환 후보
선거 6달 앞두고 발전소 건설 수용
건설땐 대기오염·송전탑 급증 예상
시민단체 “주민보다 기업 우선시”
이 후보 “주민 원하지 않은것 아냐”
재선 도전 새누리 이철환 후보
선거 6달 앞두고 발전소 건설 수용
건설땐 대기오염·송전탑 급증 예상
시민단체 “주민보다 기업 우선시”
이 후보 “주민 원하지 않은것 아냐”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협약한 뒤 당선된 기초단체장이 선거를 앞두고 공약을 정면으로 어기자 낙선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과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이 모인 ‘2014 지방선거 당진희망정치연대’는 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이철환(69) 후보의 당내 공천을 비판하고 낙선운동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이 후보 반대글을 올리고 기자회견도 계속 열기로 했다.
2010년 6·10 지방선거 당시 이 후보를 비롯해 군수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풀뿌리 10대 민생공약’ 협약을 하고 서명까지 했다. 10대 공약에는 ‘동부화력 등 석탄 화력발전소 대형화 건설 반대’가 들어 있었다. 이후 이 후보는 당선돼 군수로 재직하다 당진군이 2012년 1월 시로 승격되면서 시장직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26일 선거를 6개월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발전소 건설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 당일 이 후보는 사업자인 동부발전당진㈜ 이종근 대표이사와 ‘지역발전기금 50억원 기부’를 뼈대로 하는 협약서에 서명했다.
동부그린발전소는 동부발전당진㈜이 사업비 2조2000억원을 들여 2018년 10월까지 석문면 교로3리 일대 48만여㎡에 580㎿ 발전기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예정지와 맞닿은 곳에는 서해에서 해돋이·해넘이를 모두 볼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한 왜목마을이 있다. 또 2006년 당진화력발전소 9·10호기 건설을 앞두고 이뤄진 대기오염물질 농도 예측에서 2015년 이산화질소·이산화황 등이 기준치보다 최고 10배까지 심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8월에는 당진화력발전소와 북당진변전소를 잇는 33.2㎞에 345㎸ 송전선로(철탑 132개) 건설이 예정된 사실이 알려져 주민들이 반발해왔다. 동부화력 저지 당진시 대책위원회는 “동부그린발전소 건설이 용인되면 송전선로 철탑 132개를 승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당진시에는 송전선로 철탑이 521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 가운데 하나다.
유종준 당진희망정치연대 집행위원장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역 환경에 미치는 피해가 너무나 큰데도 4년 전 출마 때 맺은 협약을 뒤집는다는 것은 주민 건강·생명보다 기업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시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철환 후보는 “석문면 개발위원회 등의 의견이 정부 계획을 막을 수 없으니 지역에 뭐라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절차에 따라 기업주와 상의해서 결정한 것이지, 주민이 원하지 않는 것을 시장인 내가 개인적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당진시장 선거에는 이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홍장(52), 무소속 김후각(62)·이덕연(58)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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