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량 신안군수
박우량 신안군수
버스업체서 운행연장 거부해
완전공영제 추진하기로 결심
준공영제는 ‘돈먹는 하마’될 것
버스업체서 운행연장 거부해
완전공영제 추진하기로 결심
준공영제는 ‘돈먹는 하마’될 것
“선거에서 이기려면 각 읍·면에서 가업으로 해온 버스회사들을 건드리지 말라고들 하더라고요.”
박우량(58) 전남 신안군수는 7일 “군내버스 시간을 밤까지 운행해 달라고 버스업체에 요청했는데 손실보조금을 2배로 늘려 달라는 말을 듣고 버스공영제를 추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섬이 많은 신안군은 해가 지면 여객선과 버스가 끊겨 섬 주민들의 발이 묶였다. 신안군은 2008년부터 예산 15억원을 들여 목포에서 신안지역 7개 섬으로 가는 여객선 운항시간을 오후 4시30분에서 8시~9시30분까지로 연장했다. 배 시간에 맞춰 버스 운행시간 조정이 필요했지만 버스업체들은 반대했다. 14개 읍·면에서 버스 3~4대를 두고 40년 넘도록 ‘면내버스’를 운영해온 14개 업체는 광역버스 노선 신설에도 반대했다. 박 군수는 2007년 5월부터 임자도를 시작으로 군내 14개 업체의 버스 22대를 모두 인수했다.
“지역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투자라고 봐야지요. 10년에서 20년, 장기적으로 버스 인수에 들어간 채무를 갚아 나가면 됩니다.”
박 군수는 “이전에는 버스비 아끼려고 왕래를 안 하던 주민들이 바깥출입을 자주 하면서 병원, 약국, 목욕탕, 재래시장 등의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버스 준공영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버스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그는 “버스회사들이 흑자노선은 수익으로 잡고, 적자노선은 지방정부에 보조금을 요구하는 구조 때문에 결국 준공영제는 손실보조금이 눈덩이처럼 늘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군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공천을 받았지만, 투병중인 아내 병간호를 위해 후보를 사퇴했다”고 말했다.
신안/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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