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53) 통합진보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정치인이기에 앞서 농민운동가이다. 사실상 농민운동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사무총장과 정책위원장 등을 잇따라 역임했다. 전농 사무총장 시절이던 2001년에는 한국 농민운동사상 최대 남북교류 행사로 평가받는 금강산 남북농민통일대회를 성사시켰다.
강 후보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 대곡초·대곡중·대곡고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때는 문과였지만 대학은 부산대 기계공학과로 진학했다. 공대를 졸업하면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4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취업을 하지 않고, 고향인 경남 진주의 경상대학교 앞에 복사 가게를 열었고, 얼마 뒤 진주 최초의 사회과학서점인 ‘사랑글방’을 열어 운영했다. 이미 그의 마음은 농민운동에 가 있었다.
86년 가을 가톨릭농민회에 들어가 경남 총무를 맡으며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1년 전농 사무총장을 맡기 전까지 진주시농민회 사무국장, 전농 경남도연맹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통합진보당 진주시의원인 부인 김미영(50)씨도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하다 만났다.
전농 정치위원장으로 일하던 2003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뒤 2006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됐다. 2008년과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 경남 진주시 진주을 선거구에서 각각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민주노동당 경남도지사 후보로도 출마했다. 하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하고, 김두관 무소속 후보를 도왔다. 김 후보가 당선된 뒤 꾸린 공동 지방정부에서 2010년 7월~2011년 10월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창원/최상원 기자, 사진 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