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교육감 당선자가 19일 충남 홍성군 충남교육연구정보원에 마련된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정책 방향과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제공
인터뷰/ 김지철 충남교육감 당선자
학생·교사·학부모와 직접대화
교육감 견제·감시장치 자청도
교육장·장학사 공모제 도입해
학연·지연 떠나 필요인재 등용
고교평준화 확대 위해 설득·협의
혁신학교 살펴볼 기회 마련할 것
학생·교사·학부모와 직접대화
교육감 견제·감시장치 자청도
교육장·장학사 공모제 도입해
학연·지연 떠나 필요인재 등용
고교평준화 확대 위해 설득·협의
혁신학교 살펴볼 기회 마련할 것
“한달에 1000명 이상씩 만나겠다. 운동화가 닳도록 다니겠다.” 김지철(63) 충남교육감 당선자는 학생·교사·학부모를 비롯한 도민들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대 충남지부장을 지낸 김 당선자는 30년 동안 일선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한 뒤 충남도의회 교육의원을 지냈다. “눈높이를 넘어 가슴높이로 학생·교사를 대하겠다”는 그는 ‘신나고 재밌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을 참이다. 19일 충남 홍성군 충남교육연구정보원에 있는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김 당선자를 만났다.
-교육계 비리·부패 척결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충남도민 앞에 참 부끄러운 일이다. 깨끗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투명한 교육행정으로 도민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 남에게 말하기 앞서 제가 청렴을 실천해야 한다. 교육감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견제와 감시를 자청할 생각이다.”
-충남은 전국에서 유일한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다. 선거 기간에 공약한 고교 평준화 확대 방안은 무엇인가?
“학생들이 초등학교부터 고교 입시의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고 정작 대학입시에는 지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천안은 주민 76.8%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016년 평준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고교 평준화에 반대하는 분들을 잘 설득하고 협의하는 게 제 임무라고 본다.”
-충남에서 수도권으로 인재가 유출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전체적인 충남의 학교 만족도를 올리는 게 인재 유출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선거 기간에 ‘고교 상향 평준화’라는 단어를 줄기차게 썼고 혁신학교를 100곳 만들겠다고 했다. 수도권 이상의 선진국형 교육체제를 만든다면 굳이 외부로 인재들이 나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혁신학교에 대해서 여전히 잘 모르는 학부모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도 높다는 얘기다. 선거 기간에도 ‘우리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을 몇 차례 받았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다른 지역의 혁신학교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겠다.”
-공약 가운데 하나인 ‘고교 무상급식’은 정부 재정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부자감세를 하고 그나마 있는 예산을 4대강 사업에 몰아넣은 뒤 교육청뿐 아니라 지방재정이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정부에 교육예산 증액을 요청할 예정이다. 선심성이나 불요불급한 예산도 줄여 무상급식을 점차적으로 확대 시행하겠다.”
-진보 또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라는 정치적 이념이 승리한 것이 아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학부모, 유권자들이 선진국형으로의 교육체계 혁신, 근본적인 변화를 선택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더불어 같이 살고 토론하고 협력하는 게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점이 교육되고 실천돼야 한다.”
-교육장·장학사 공모제를 시행하면 좋은 점들은 무엇인가?
“공모제 도입 취지는 학연·지연 등 비교육적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인재를 등용하려는 것이다. 여러 기관장들에 대한 교육감의 과도한 인사 개입이 비리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이날 충남교육감직 인수위는 해마다 교육청 주관으로 시행하는 학교 평가를 교육과정 중심의 단위 학교 자체평가로 전환하고, 학교 간 비교 위주의 평가를 3년 주기의 컨설팅 평가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또 인사 비리의 주범으로 지목된 장학사 선발 제도는 지필평가 비율을 축소하고 역량평가 중심으로 하며 교감 이상 응시비율 대폭 확대, 자동 승진 보장이 없는 평교사 대상 장학사 공모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축구 경기에 지고 나서 축구대회를 없애자고 하는 격이다. 주민들의 교육적 요구를 가장 잘 대변하는 것이 직선제이며, 임명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비리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오늘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패소 판결이 났다.
“법원에서 판단했지만,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세계 노동 관례상 격에 안 맞는 일이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볼 때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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