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마을회관 돌며 TV 훔치다 붙잡혀
구형은 놔두고 LED 등 고가 제품만 가져가
구형은 놔두고 LED 등 고가 제품만 가져가
농촌 마을회관의 관리가 허술한 틈을 노려 텔레비전만을 훔쳐온 남자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충남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은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충남과 전북 지역을 오가며 마을회관의 텔레비전을 몰래 훔친 혐의(절도)로 이아무개(33)씨를 붙잡았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도내 곳곳에서 마을회관의 텔레비전이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이례적으로 강력계 미제사건수사팀에서 수사를 벌여왔다.
절도 전과가 있는 이씨는 지난 7월25일 밤 11시20분께 세종특별자치시의 한 마을회관에 창문으로 들어가 텔레비전 1대를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세종시와 충남 서산·논산·서천·청양, 전북 고창·정읍 등의 마을회관에서 텔레비전 7대, 시가 700여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씨는 마을회관에 들어갈 때 유리를 깨거나 공구로 출입문을 훼손하지 않고, 열린 출입문이나 창문을 이용했다. 또 그는 무겁고 덩치가 큰 구형 텔레비전은 그냥 두고 가볍고 비싼 신형 엘이디(LED)·엘시디(LCD) 텔레비전만을 골라 훔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충남 아산에 사는 이씨의 원룸에서 텔레비전 1대를 압수하고 여죄가 있는지 조사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참이다.
이광래 충남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장은 “농촌 어르신들에게는 마을회관에 모여 텔레비전을 다함께 보는 것을 중요한 위안거리다. 마을회관 출입문과 창문을 좀더 철저하게 관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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