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 다 팔아먹고, 목구녕으로 밥이 넘어가냐.” “중국산 농산물 덕택에 고추·마늘·양파 이미 똥값이다. 한-중 FTA에서 제외됐으니 안심하란 말은 초상집에 축하 화환 배달하는 격!”
‘식량 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충남운동본부(준)’는 27일 충남도청 앞에 나락 100톤과 배추 2톤, 쪽파 1톤 등을 가득 쌓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쌀 전면개방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남운동본부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과 충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충남도본부 등 농민단체와 충남시국회의가 모였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협상 한번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쌀 전면개방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513%의 고율관세로 우리 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새빨간 현수막만 나부낄 뿐 구체적인 대책도, 의지도 어느 것 하나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한 쌀 양허표 수정안에는 내년부터 밥쌀용 30% 도입 규정과 국별 쿼터가 폐지돼 밥쌀용을 수입할 의무가 없어졌는데도 정부가 밥쌀용 수입양곡대 예산 700억원을 상정한 사실도 지적됐다. 우리 쌀이 충분한데도 밥쌀을 수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충남도의 3농혁신 정책도 매섭게 비판했다. 이들은 “충남도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3농혁신 정책은 농가소득 보장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 되지 못하면 어떤 좋은 정책도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2010년 주민 발의를 통해 마련된 ‘충남도 벼 재배 농가 경영안정 직불금’의 대폭 확대, 충남도 차원의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조례 제정 등을 요구했다. 장명진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 등 참석자 3명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 을 했다.
이들은 끝으로 “박근혜 정부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쌀 전면개방과 한-중 FTA를 강행한다면 120년 전 갑오년 탐관오리를 척결했던 동학 농민군의 함성이 이곳 충남에서부터 되살아날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사진 전농 충남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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