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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부산대 ‘총장 직선제’ 지켰다

등록 2015-08-19 21:24

교수회·대학본부 ‘유지’ 최종 합의
투신 교수 분향소에 애도 줄이어
부산대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총장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학 고현철(54) 교수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이틀 만이다.

부산대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 5명과 대학본부 보직간부 5명은 19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대학본부 4층 교육부총장실에서 협의를 벌인 끝에 “총장 직선제를 실현하기 위한 적법한 절차를 밟고 부산대의 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2011년 11월 직선으로 당선된 김기섭 총장이 2012년 8월 총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변경한 학칙을 다시 직선제로 개정해 내년 1월 새로 취임할 차기 총장을 교수와 교직원이 뽑던 종전의 직선제로 계속 선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합의는 오전 10시께 만난 양쪽의 협상 대표들이 2시간여 만에 총장 직선제 유지 등 대학 민주화에 노력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대학본부는 오후 2시께 보직교수와 단과대학장 등 31명으로 구성된 교무회의를 열어 교수회 비상대책위와 합의한 내용을 보고했다. 이어 대학본부 보직간부 5명은 오후 4시께 다시 교수회 비상대책위원들과 만나 1시간30여분 만에 최종 합의했다.

비상대책위원들과 대학본부의 최종 합의에 따라 부산대는 전국 4년제 국립대 38곳(법인으로 전환한 서울대와 인천대 제외) 가운데 유일하게 총장을 직선으로 뽑는 대학이 됐다. 총장 직선제를 공식화하려면 또다시 교무회의를 열어 의결을 해야 하지만, 최종 합의 전에 교수회 비상대책위 대표들과 대학본부 보직간부들이 합의한 내용을 교무회의를 열어 추인받았기 때문에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대학본부는 늦어도 다음달 안에 교무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대가 교육부의 집요한 직선제 폐지 압박에도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국립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2012년 5월 전국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총장 직선제를 포기하고 공모 방식으로 총장을 뽑은 강원대가 내년 상반기 차기 총장을 뽑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권진헌 거점국립대학교 교수회 연합회 상임회장(강원대 교수)은 “교육부가 직선으로 뽑은 부산대 총장을 임명해 달라고 대통령한테 제청할 것인지가 우려스럽지만 부산대가 직선제 유지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줬기 때문에 다른 국립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도 대학본부 1층 복도에 마련된 고 교수의 분향소에는 시민·학생과 도종환(새정치민주연합)·정진후(정의당) 국회의원 등이 찾아와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비상대책위 교수들은 분향소 옆 천막농성장 근처에서 총장 간선제를 강요해온 교육부를 성토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도 성명을 통해 “정부는 돈으로 대학을 협박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김영동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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