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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11일 만의 ‘화려한 외출’

등록 2016-03-25 14:21수정 2016-03-25 14:43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 25일 오전 대구 불로전통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이 25일 오전 대구 불로전통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유 의원, 대구 동구을 ‘무소속 후보’로 11일 만에 선거운동 시작
“저기 봐. 유승민이야, 유승민.”

25일 오전 10시56분 대구 동구 불로동 불로전통시장에 유승민(58) 의원이 들어섰다. 상인들과 장보러 나온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파는 사람들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유 의원을 봤다. “힘내세요.” 누군가가 이렇게 외쳤다.

유 의원은 이날 불로전통시장에서 11일 만에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는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유승민계’인 권은희(북구갑), 류성걸(동구갑), 김희국(중남구)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발표를 하기 시작했던 지난 14일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해왔다.

유 의원이 입은 밝은 회색 점퍼에는 숫자, 글씨, 로고가 새겨져 있지 않았다. 어깨띠도 하지 않았고 선거명함도 없었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유승민 후보’가 아니라 ‘유승민’으로 주민 앞에 선 셈이다. 2000년 2월14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취임하면서 처음 입당한 그는 지난 23일 16년 만에 당적을 내려놨다.

주민들은 인사를 하는 유 의원을 잡고 이것저것 물어보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 탓인지 박근혜 대통령이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

계란을 팔던 상인 박영순(50·대구 수성구 황금동)씨는 “나는 드라마만 보다가 요즘은 정치 뉴스를 많이 보고 있다. 손님들도 이번에는 이한구가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공천을 줄 사람은 주고 일을 못한 사람은 안 주면 되는 거지, 이렇게까지 유승민을 뺑뺑이 돌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구는 원래 이한구 의원이었는데 나는 박 대통령도 찍어주고 이한구 의원도 찍어줬었다. 우리도 귀가 있는데 국민을 껍데기로 아는 것 같아 이제는 둘 다 너무 실망스럽다”고 했다.

사과를 팔던 상인 서재선(54·대구 동구 평광동)씨는 “내가 이번만큼 정치 뉴스를 많이 본 적이 없었다. 공천을 줄 거면 준다, 안 준다를 확실하게 해야지 이렇게 미뤄놓는 게 어디 있느냐. 대통령한테 바른말 좀 했다고 기죽이고 쫓아내고 이러면 어느 정치인이 소신껏 말을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대구 동구 지저동)는 “내가 경북고 44회 졸업인데 이한구(45회), 유승민(57회)이 모두 내 후배라. 손님들한테 들어보면 대통령과 이한구가 더 잘못했다는 의견이 70%더라”고 말했다. 떡볶이를 팔던 한 상인은 “우리 어머니도 요즘은 유승민 찍어주라고 하신다. 이번 새누리 공천은 정말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소를 팔던 한 상인은 “그래도 유승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승민이 지금 앞에 있으니까 대놓고 싫어한다고 말을 못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 속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왼쪽부터·대구 동을), 권은희(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후보가 25일 오전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하러 대구 북구 대현로 동구·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대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새누리당 공천 파동 속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왼쪽부터·대구 동을), 권은희(대구 북갑), 류성걸(대구 동갑) 후보가 25일 오전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하러 대구 북구 대현로 동구·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대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앞서 유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대구 북구 대현동에 있는 동구선거관리위원회에 동구을 후보로 등록했다. 류성걸 의원과 권은희 의원도 각각 동구갑과 북구갑에 후보 등록을 했다. 동구선관위와 북구선관위가 한 건물에 있어, 세 의원은 함께 만나 나란히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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