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 있는 삼성중공업의 사내하청업체 직원이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다음날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1일 아침 6시15분께 경남 거제시 고현동 한 아파트 정아무개(36)씨 집 화장실에서 정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부인은 “11일 새벽 2시께 술을 마시고 귀가한 남편과 함께 잤는데, 아침에 남편이 보이지 않아 찾다가 화장실에서 숨진 남편을 발견했다. 잠 자기 전 남편이 ‘회사에서 말렸지만 사표를 냈다. 돌아가신 형님 옆으로 가고싶다’고 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삼성중공업의 사내협력업체(하청업체)인 ㅅ기업의 반장으로 8년 동안 근무했으나, 회사가 최근 2개로 운영하던 반을 1개로 통합하기로 해, 정씨는 다른 일을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사내 조직개편 때문에 스스로 필요없는 사람이 됐다는 마음과 회사에 대한 배신감이 겹쳐 스스로 사직서를 내게된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ㅅ기업 관계자는 “조직을 변경했지만 아직은 일감이 충분히 남아있어 인력감축을 할 상황이 아니었으며, 구조조정 계획도 갖고 있지 않았다. 정씨 등 직원 누구에게도 사직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정씨는 회사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사직서 내는 것도 적극적으로 말렸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조선 경기불황과 이에 따른 신분 변동과 불안 등이 정씨를 심리적으로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과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거제/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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