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함몰을 막기 위해 서울 도로 사정에 맞춘 4단계 동공 관리등급제가 도입된다.
서울시는 서울 도로사정에 맞도록 최근 개발한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을 즉시 적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마땅한 국내 기준이 없어 일본 간선도로의 동공관리등급을 도입해 적용해왔다. 일본 등급은 동공의 폭과 토피(윗부분 지반) 두께에 따라 A급(우선복구), B급(우기철 이전 복구), C급(일정기간 관찰 후 복구) 3등급으로 구분한다.
서울시는 주요간선도로 986㎞에 대한 탐사를 진행하며 국내 도로 여건에 맞는 서울형 동공관리등급을 개발했다. 실제 도로함몰 지역에서 과적차량을 운행시키는 파괴실험 등을 거쳐 도로 아스팔트 상태까지 고려해 긴급복구, 우선복구, 일반복구, 관찰대상의 4개 등급으로 세분화했다.
긴급복구 등급은 동공 확인 즉시 복구해야 한다. 아스팔트 포장 10㎝ 미만, 동공 토피 20㎝ 미만이다. 우선복구 등급은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는 등 상황에 함몰 위험이 커서 신속 복구해야 한다. 아스팔트 포장 10∼20㎝, 동공 토피 20∼30㎝ 또는 동공 폭 1.5m 이상이다. 일반복구 등급은 우기 전에 복구하면 되고, 관찰대상 등급은 동공 토피가 튼튼하고 동공 폭도 0.8m 미만으로 작은 경우다.
서울시는 도로함몰 신고접수 즉시 보수업체가 긴급 출동할 수 있도록 ‘포트홀 실시간 신고시스템’과 연동되는 ‘긴급보수앱’도 함께 개발해 내년부터 가동한다. 또 도로함몰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기 위해 카카오내비 서비스 업체인 ㈜카카오와 17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2년 동안 주요 간선도로 986㎞(전체의 약 15%)를 탐사한 결과, 동공이 421개 발견됐다. 이 가운데 긴급복구 등급 2%, 우선복구 등급 29%로 30% 이상이 복구가 시급한 상태였다.
동공은 지하철 노선과 하수관이나 전선 등 매설물이 복잡하고 굴착 복구가 잦았던 도로에서 많이 나왔다. 2년 동안 도로함몰은 우기철에 집중됐고, 78%가 물에 취약한 하수관 손상부와 굴착복구를 반복한 구간에서 발생했다. 도로함몰 주요 원인은 매설관 결함이 67%로 가장 많고 미흡한 굴착복구로 지반이 장기간 침하 25%, 공사중 관리 미흡이 8%였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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