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은 협동원건축사사무소와 감이디자인랩이 공동으로 응모한 ‘임시적 층위, 엄격한 잠정성’. 서울시
남아있거나 발굴된 한양도성이 처음으로 복원되지 않고 보존된다. 그동안 서울시는 한양도성과 관련해 유구를 기초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으나, 지난해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실패한 뒤 접근법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시는 “남산 회현자락에서 발굴된 한양도성 유구(남은 구조물)를 보존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현장박물관 설계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선작은 협동원건축사사무소와 감이디자인랩이 공동으로 응모한 ‘임시적 층위, 엄격한 잠정성’이다.
당선작은 발굴된 유적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보호각을 부차적 구조물로 처리해 한양도성을 돋보이게 배치한 우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또 당선작은 한양도성 보호각의 역할, 그것이 놓여지는 지역의 역사적, 지역적, 도시적 맥락을 고려했다고 평가받았다. 이 설계안에 따라 현장박물관은 2018년까지 완공된다.
우수작은 황두진건축사사무소와 서울시립대의 ‘기억의 발굴’.
이밖에 우수작으로는 황두진건축사사무소와 서울시립대가 공동으로 응모한 ‘기억의 발굴’, 가작으로는 건축사사무소 원오원아키텍스가 응모한 ‘순성하다, 탐성하다’가 선정됐다.
가작은 건축사사무소 원오원아키텍스의 ‘순성하다, 탐성하다’. 서울시
한양도성 남산 회현자락 구간에서는 2013년 6월부터 2015년 4월까지 한양도성 유구 190m와 조선신궁 터가 발굴됐다. 도성 유구는 조선 태조, 세종, 순조 때 쌓은 성벽이었다. 서울시는 이 일대 4만3630㎡의 유적을 보존하고, 시민들이 와서 살펴볼 수 있는 현장박물관을 조성하기로 하고 설계안을 공모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남아있거나 발굴된 구조물을 기초로 한양도성을 완성된 형태로 복원해왔으나, 이번에는 처음으로 발굴된 유구를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역사성을 살리기로 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