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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주범 석탄화력발전소, 대선 후보 입장은?

등록 2017-05-02 17:21수정 2017-05-02 21:01

문·안·심 ‘발전소 억제’, 홍 ‘배출기준 강화’
문재인 석탄화력발전 관련 가장 많은 공약 발표
안철수 11~4월까지 70%까지 가동 감축
심상정 ‘미세먼지 및 기후정의세' 도입 눈길
당진, 강릉 석탄화력발전소는 다음 정부로, 유승민은 시각차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초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꼽는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공기와 반응해 초미세먼지를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6위의 석탄화력발전 전력 생산국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1년 기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59%에 이른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지금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59기 가운데 29기가 집중된 충남은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는 지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충청 환경단체들은 “만약 석탄발전소가 수도권에도 있었더라면 이토록 무관심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해낸다. 2013년 기준 충남의 1인당 연간 초미세먼지 발생량(1만5231g/인/yr)은 전국 평균(3324g/인/yr)의 4.5배다. 지난해 감사원은 충남의 화력발전소가 주변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에도 최대 28%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 문·안·심 ‘발전소 억제’, 홍 ‘배출기준 강화’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암, 뇌졸중,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봄철 중국발 황사까지 겹치면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일상이 돼버렸다.

후보들은 미세먼지 ‘발원지’ 석탄화력발전소 관련 공약을 쏟아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10기 조기 폐쇄, 기존 발전소 저감장치설치 의무화 △가동 석탄화력발전소 배출허용기준 선진국 수준 강화 △발전소 미세먼지 배출량 50% 이상 감축 △봄철 석탄화력발전 일시 셧다운 △발전소 인근 지역 전기료 차등 적용 등을 약속했다. 후보 가운데 가장 많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연합 정책국장은 “유력 후보들이 모두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하긴 했지만 문 후보가 미세먼지 억제 목표치를 정하는 등 구체성을 띠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 발전소는 단계적으로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배출기준을 높이고, 신규 발전소는 현재 최고 수준(영흥 화력)으로 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미착공한 당진에코파워 1·2호기, 삼척포스파워 1·2호 등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설립 계획 백지화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11~4월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발전소 가동률을 70%까지 감축, 대기오염 특별대책지역 확대 지정, 지역별 5개년 저감 계획 수립 등 발전소 주변 지역 대기오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석탄화력발전 비중과 가동률 감축을 약속했지만, 신규 화력발전소 억제에는 부정적인 태도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9기 모두 백지화를 공언했다. 문·안 후보는 공정률 10% 미만인 경우만 재검토 뜻을 보였다. 하지만 조영탁 한밭대 교수(경제학과)는 “거의 다 민간 자본이 참여했기 때문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자가 스스로 철회하지 않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업을 철회하려면 보상 등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발전소 감축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더 나아가 2022년까지 석탄발전소 20기를 재생가능에너지와 천연가스로 대체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의 80%를 미세먼지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사용하도록 법을 개정한 뒤 단계적으로 ‘미세먼지 및 기후정의세'를 도입하는 것을 공약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축소뿐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까지 제시했다. 환경운동연합과 그린피스는 “심 후보는 구체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다른 후보들은 석탄발전에 대한 논의가 미세먼지에만 머물러 기후변화 대응이나 온실가스 감축 등을 고려한 정책을 제기하지 못했지만 심 후보는 기후정의세 등 공약 제시로 차별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미세먼지특별위원회 국장은 “모든 후보가 석탄화력발전소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지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과 겹친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고 자가용 기반의 교통시스템을 대중교통 중심 체계로 개편하는 등 사회 전체 시스템을 개조하는 것이 필요한데 조금 아쉽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청주 오송에 충청남·북도, 세종시 등을 관할하는 ‘중부권 대기환경청’ 설립을 공약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선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감사·종합 계획 수립·집행을 하게 된다. 김형근 더민주 충북도당 기획위원장은 “충남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발원지라면 충북은 제1 피해 지역이다. 대기환경청을 중심으로 충북, 더 나아가 주변 중부권 대기 환경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연합 정책국장은 “중부권 대기환경청 공약은 그나마 미세먼지 관련 특화된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 당진 에코파워, 강릉 에코파워…차기 정부로 충남 당진 에코파워, 강원 강릉 에코파워 등 새 석탄화력발전소는 다음 정부 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진 에코파워는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42만8141㎡ 터에 2022년 3월까지 580㎿ 규모의 화력발전기 2기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고, 지난달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전원개발실시계획을 가결했다. 환경단체뿐 아니라 충남도·당진시 등 지자체까지 나서 ‘승인 취소와 사업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산업통상부는 승인이 불가피하다며 강행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새 화력발전소 관련 정책질의를 했더니, 문·안·유·심 후보는 “당진 에코파워를 포함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처리방안은 새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는 답하지 않았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 711번지 일대에 2021년까지 설비용량 2080㎿로 추진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에 대해선 문·심 후보가 백지화를 약속했다. 안·홍·유 후보는 답하지 않았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미세먼지특별위원회 국장은 “대선 후보들이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정부의 승인 강행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과 승인 절차에 대한 전면 중단을 공식화하고 처리방안을 새 정부의 결정으로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 또 다른 주범 교통 대책은? 환경운동연합은 2일 5개 정당 대선 후보들의 미세먼지 등 환경 정책들을 비교 평가해 발표했다. 이 분석의 교통 대책 부문을 보면, 심 후보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 후보는 휘발유·경유 등에 붙은 세금인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미세먼지 저감, 재생 에너지 보급 등에 활용하자는 공약을 내놨다. 또 혼잡 통행료 현실화와 확대, 교통유발부담금 현실화, 대중교통 전용지구 도입, 버스전용차선 확대, 자전거 전용도로 확대 등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도 내놨다. 환경운동연합은 “심 후보가 구체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적극적인 교통 수요 관리 정책을 내놔 두드러졌다. 대중교통 활성화도 미세먼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 정책”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종합적인 미세먼지 정책을 제시했지만 교통부문 미세먼지 감축의 대상을 경유차·친환경차 등에 국한했으며, 홍 후보는 경유차·경유버스 운행 억제 등을 제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문 후보는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특별대책기구 설치를 통해 후보의 의지를 드러냈다. 홍 후보는 공장 배출가스 저감 노력,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등의 공약이 보이지 않았다. 친기업 행보로 미세먼지에 대한 고민 부족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의 ‘마스크 없는 봄날’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운동연합은 “미세먼지를 국가 재해 재난에 포함해 국가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미세먼지를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해 공동연구와 대책을 마련하는 의지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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