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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장 “신곡보 철거해야 남북관계도 되살아나”

등록 2017-05-29 11:35수정 2017-05-29 21:56

유영록 시장,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국민인수위에 제안
“신곡보로 수질·물길·생태계 모두 망쳐”
“한강 하구의 중립수역은 남북관계 돌파구”
관련 부처 장관 들어서면 서울시와 공식 요구키로
지난 26일 오후 유영록 김포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신곡보 철거’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26일 오후 유영록 김포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신곡보 철거’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신곡보를 철거해야 한강뿐 아니라 남북관계도 되살아납니다.”

한강 신곡수중보가 설치된 김포시의 유영록 시장은 29일 직접 신곡보 철거 운동에 나서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 시장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신곡보 철거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뒤, 외교부 앞에 설치된 ‘광화문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에 이를 공식 제안했다.

신곡보 철거가 필요한 첫째 이유로 유 시장은 현재 한강이 죽어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신곡보가 29년 동안 한강을 막아 녹조가 생기고 다양한 물고기와 동식물들이 사라졌다. 물길도 왜곡돼 가동보가 설치된 김포 쪽에 침식(깎임)과 쇄굴(파임)이 나타난다. 또 과거 삼남의 물산이 모였던 한강의 뱃길이 완전히 끊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신곡보의 건설로 생태계의 보고인 한강 하구 기수역(바닷물과 강물이 섞이는 곳)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강 외에 낙동강, 금강, 영산강도 모두 하굿둑으로 인해 기수역이 사라졌다.

지난 26일 유영록 김포시장은 서울 외교부 앞 ‘광화문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에 신곡보 철거 정책을 제안했다. 김포시 제공
지난 26일 유영록 김포시장은 서울 외교부 앞 ‘광화문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에 신곡보 철거 정책을 제안했다. 김포시 제공
한강의 기수역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일뿐 아니라, 남북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기수역인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에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까지 67km는 한강 하구의 남북 중립 수역이다. 이 곳에선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의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자기 쪽 육지에 배도 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번도 남북의 배가 자유롭게 다니지 못했다. 김포시는 10여년 전부터 신곡보 철거와 함께 중립 수역의 물길 복원, 한강가 철책 철거 등 사업을 추진해왔다.

유 시장은 신곡보를 없애는 일이 한강을 살리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곡보로 강물의 흐름이 약해져 하구 쪽에 엄청난 모래가 쌓였다. 신곡보를 헐면 모래가 바다로 쓸려내려가 물길이 되살아날 것이다. 서해에서 한강을 통해 서울로 들어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감동적이지 않은가.”

신곡보 철거 반대의 마지막 이유인 농업용수 확보와 어민 설득도 큰 문제 없다고 그는 말했다. “신곡보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김포 쪽에서 농업용수를 퍼올려 썼고, 신곡보가 없어지면 물고기가 풍부하고 다양해진다. 얼마든지 농민, 어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신곡보의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통일부, 국방부의 새 장관들이 발표되는 대로 서울시와 함께 신곡보 철거와 한강 하구 개방을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신곡보는 1988년 경기 김포시와 고양시 사이에 설치된 길이 1007m, 높이 2.4m의 수중보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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