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때처럼 돈화문로를 통해 창덕궁으로 접근하도록 종로3가 일대가 재생된다. 돈화문로의 모습. 김규원 기자
정동에서 창덕궁·종묘에 이르는 서울 도심의 역사 재생을 위한 밑그림이 나왔다.
12일 서울시는 ‘낙원상가·돈화문로·정동 일대 도시재활성화계획안과 구상안’에 대해 도시재생위원회에 자문을 마쳤다고 밝혔다. 먼저 창덕궁·종묘 일대는 조선시대의 돈화문로, 근대의 삼일대로, 근현대의 익선동~낙원동, 현대의 서순라길 등 4가지 길로 계획됐다.
이번 사업에 따라 창덕궁은 기존에 안국역 쪽에서 동서로 접근하던 것을 조선 때처럼 종로3가에서 돈화문로를 통해 남북으로 접근하도록 바꾼다. 창덕궁은 조선 때 정궁이 아니었지만,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불타면서 오랫동안 정궁 노릇을 한 곳이다. 또 중국식 궁궐인 경복궁과 달리, 대표적인 한국식 궁궐로 알려져 있다.
삼일대로는 3·1운동의 중심지였던 탑골공원을 중심으로 해서 3·1운동 기념 공간으로 바뀐다. 익선동~낙원동은 밖으로 나온 궁중의 의식주 문화가 시민의 삶에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서순라길은 귀금속 지역과 청년 공예인들이 결합해 공예창작거리로 만든다.
정동엔 근대 역사를 보여주는 ‘대한제국의 길’이 조성된다. 서울시 제공 *지도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에서 대한민국을 연결하는 정동엔 20여개 근대문화유산을 연결하는 2.6㎞, 5개 구간의 ‘대한제국의 길’을 조성한다. 성공회성당 앞에서 시작하는 이 길은 선원전과 구세군 사잇길을 지나 옛 러시아공사관, 손탁호텔 터 등 옛 공사관 거리로 연결된다. 여기서 정동교회와 배재학당을 지나 덕수궁, 환구단으로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위에서 정동 일대는 역사 재생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이 일대 대사관, 언론사, 종교단체, 학교, 기업, 주민, 공공의 새로운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낙원상가 ·돈화문로 일대는 물리적 개선뿐 아니라, 콘텐츠가 조화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규원 남은주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