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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4~6층에 철도역…영동대로 ‘환승 힘든’ 환승센터

등록 2017-10-23 16:25수정 2017-10-23 21:58

설계공모 당선작, 지하 1~3층엔 상가·주차장
지하는 접근성·공기질·유지비 모두 안 좋아
“교통에도 공공성보다 상업성 앞세워” 비판
영동대로 환승센터 전경.
영동대로 환승센터 전경.
서울시가 영동대로 지하에 개발하는 복합환승센터에서 애초 목적인 철도역을 지상에서 가장 먼 지하 4~6층에 만들기로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지상에서 가까운 지하 1~3층엔 상업·공공 시설과 주차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23일 서울시는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의 설계 공모에서 정림건축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 설계안은 보행광장으로 바뀌는 영동대로 한가운데에 남북 560m, 동서 10m의 창(라이트빔)을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창은 낮엔 지하 4층까지 햇빛이 들어오게 하고, 밤엔 지하 시설물의 빛이 밖으로 나오게 만든다. 지하 복합환승센터 건설에 따라 삼성역~봉은사역 사이엔 남북 290m, 동서 70m의 광장이 생긴다. 2만㎡ 규모의 이 광장엔 서울시청 광장처럼 잔디를 깔 계획이다.

지상의 잔디 광장.
지상의 잔디 광장.
지하 6층까지 지어지는 복합환승센터의 연면적은 16만㎡에 이른다. 복합환승센터의 층별 시설을 보면, 반지하엔 차도와 버스정류장, 지하 1~2층은 상업(60%)·공공(40%) 시설, 지하 3층엔 주차장, 통합 대기실, 4층엔 국가·광역 철도, 5층엔 위례신사선 역무시설, 6층엔 위례신사선 등이다. 지하 6층까지의 깊이는 51m에 이른다.

그러나 이런 층 배치는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왜냐하면 본래 목적 시설인 철도역은 지하 4~6층으로 지상에서 멀리까지 내려가고 부수 시설인 상업·공공 시설과 주차장은 비교적 이용이 편리한 1~3층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서울역, 용산역의 철도역 민자사업 때 철도역 시설은 변두리로 밀려나고 상업시설이 중심이 된 것과 비슷하다.

특히 지하 공간은 접근성이 떨어질뿐 아니라, 사고 때 탈출이 어렵고, 공기질이 지상보다 훨씬 나쁘며, 건설비나 유지관리비가 지상보다 훨씬 더 많이 든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대규모 지하 상업 시설은 현재의 텅텅 빈 지하상가 꼴이 될 우려도 있다.

창을 통해 지하 환승센터에 빛이 들어오는 모습.
창을 통해 지하 환승센터에 빛이 들어오는 모습.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교통 시설이 지상에서 지하로만 가도 당연히 접근성이 떨어져 불편해진다. 이 경우엔 지하 공간에서도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역을 설치하고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곳에 상업시설을 배치했다. 주객이 전도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교통 시설을 만드는 데 공공성보다는 상업성을 앞세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정수용 지역발전본부장은 “원칙적으로 지상에서 가까운 곳에 역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심도로 철도를 건설하다보니 가장 깊은 층에 역을 설치하게 됐다. 상업 공간보다 공공 공간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설계사는 영동대로 지상에 조성하는 광장 한가운데 설치된 남북 290m의 창 가운데 140m를 최대 10m까지 지상으로 돌출시켜 시민들이 영동대로를 쉽게 건널 수 없게 만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자들인 디자인과 빛의 흡수·발산을 위해 돌출시켰다. 기본·실시 설계 때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중앙과 지방 정부, 민자사업자 등이 모두 1조3069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완공하는 사업이다. 이번 컨소시엄의 대표사 정림건축은 국내 최대 규모의 건축 설계사다. 도미니크 페로는 프랑스의 국립도서관, 한국의 이화여대 지하캠퍼스를 설계한 건축가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조감도 서울시

영동대로와 현대차 본사(가장 높은 건물), 현대차 맞은편의 코엑스.
영동대로와 현대차 본사(가장 높은 건물), 현대차 맞은편의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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