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안에 나타났다가 119 구조대에 잡힌 멧돼지의 모습. 서울 소방재난본부 제공
멧돼지 출현에 따른 출동 건수가 4년 만에 11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 소방재난본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서울에서 멧돼지 출현에 따른 출동 건수는 11배로 급격히 늘어났다. 2012년 56건이었던 출동 건수가 2016년엔 무려 623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5년 동안 멧돼지로 인한 월 평균 출동 건수는 22.7건이었으며, 2016년엔 51.9건에 이르렀다.
멧돼지 관련 출동 건수가 가장 많은 월은 10월로 235건이었으며, 11월 200건, 9월 186건, 12월 141건으로 번식기(11~12월)와 번식기 직전에 집중됐다. 계절별로는 가을이 45.6%로 압도적이었으며, 여름 19.3%, 봄 18%, 겨울 17% 순서였다.
구별로는 종로구가 42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 292건, 성북구 155건, 도봉구 130건, 서대문구 128건, 강북구 127건이었다. 주로 북한산과 도봉산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멧돼지가 집중적으로 출몰한 것이다. 출현 장소별로는 산이 50.6%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10.1%, 주택 8.0%, 도로 5.6%, 공원 4.5% 등이었다.
이렇게 멧돼지의 출현 횟수가 급증한 것은 멧돼지의 상위 포식자인 호랑이와 표범, 늑대 등이 우리 산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개체수가 늘어나 교미를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 소방본부의 김학준 재난대응과장은 “멧돼지를 만나면 멧돼지의 눈을 바라보면서 주위의 나무나 바위, 숨을 곳으로 신속히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리를 지르거나 등을 돌려 달아나면 멧돼지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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