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경포해변을 찾은 해맞이 관광객들이 경포119안전센터 차고 앞에 불법주차한 모습. 경포119안전센터 제공
제천 화재 참사로 불법주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해 첫날 해맞이 관광객들이 소방서 앞까지 불법주차를 해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재 경포대 앞’ 상황을 찍은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경포대에 해맞이 보러 왔다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까 관광객들이 소방서까지 주차했다”며 현장 사진을 함께 올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앞을 불법 주차된 차량 10여대가 막고 있다.
글쓴이는 “소방관들은 혹시 사고라도 생길까 봐 많은 인파가 모인 경포해변으로 나간 상태였다. 복귀한 소방관들이 소방서가 주차장이 된 것을 보고 어이없어하더라”며 상황을 전했다.
당시 경포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은 아침 6시께 해맞이 행사 지원을 위해 펌프차 1대와 구급차 1대 등 소방차량을 이끌고 직원 6명이 모두 출동한 상태였다. 하지만 센터 차고 앞에 불법주차된 차량 10여대 탓에 행사가 끝난 뒤에도 제때 복귀할 수 없었다. 센터 안에는 펌프차 1대가 더 있었다.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불법 주차된 차 탓에 출동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복귀한 소방관들은 차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보고 일일이 전화를 걸어 40여분 만에 불법주차된 차량을 모두 이동 조처했다. 소방차 등 긴급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면 도로교통법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센터 쪽은 새해 첫날 관광객들이 저지른 일인 만큼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주의 조처만 했다.
경포119안전센터 최진근 팀장은 “해맞이를 보러온 관광객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소방서 앞까지 주차했다는 것에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런 일이 생겨 매우 안타깝고 앞으로는 시민의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당시 출동한 소방차들이 불법주차된 차량에 막혀 현장 접근에 애를 먹자 불법주차 차량에 대해 조처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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