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여러분께서 안정된 기반 위에서 경제번영을 이룬 것은 어떤 층의 공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십니까?”
올해 말 서울 청계천 3가에 들어서게 될 전태일기념관에는 ‘청년’ 전태일이 던진 이 질문이 한쪽 벽에 새겨진다. 1969년 그가 근로감독관에게 하루 15시간 넘게 일하는 평균 나이 18살 여공들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보낸 편지가 가로 14.4m, 세로 16m 금속 글자로 새겨져 6층 건물 전면에 덮인다.
전태일 열사가 1969년 근로감독관에게 보냈던 편지. 서울시 제공
전태일기념관은 종로구 청계천로 105번지 우리은행 수표교 건물을 고쳐 연면적 1940.73㎡ 건물에 들어선다. 시는 오는 12월 전태일기념관이 개관되면 청계천변 전태일 다리, 전태일 동상과 이어지는 이곳을 노동권익을 상징하는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노동법을 지키라고 외치며 스물셋 나이로 분신한 지 48년 만이다.
1~3층은 전태일문화관으로 쓰인다. 다른 층엔 노동자건강증진센터, 노동권익센터, 공유사무공간 같은 노동자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2층엔 노동 문화공연이 열리는 50석 규모의 공연장, 3층엔 전태일 열사의 유품 등이 있는 전시실, 1960년대 평화시장의 봉제 다락방 작업장을 재현한 시민체험장 등이 만들어진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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