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플라스틱 포장재 제각각…“재활용률 높이려면 기준 통일”

등록 2018-04-03 18:32수정 2018-04-03 21:04

포장재질·라벨 등 들쭉날쭉
분리수거해도 재활용 쉽지 않아

맥주 업체들은 ‘갈색’으로 통일
페트병 재활용 비율 높아

비닐은 영세업체 생산량 많아
유통단계서 사용량 줄일 필요
환경부가 폐비닐·폐스티로폼 등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들과 협의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등 48개 재활용품 선별 업체 모두가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사진은 비닐·스티로폼 수거 중단으로 ‘재활용 쓰레기 대란’ 조짐이 보였던 1일(왼쪽)과 분리배출이 가능하다고 통보된 3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쓰레기수거장 모습. 연합뉴스
환경부가 폐비닐·폐스티로폼 등 수거 거부를 통보한 재활용업체들과 협의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등 48개 재활용품 선별 업체 모두가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하기로 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사진은 비닐·스티로폼 수거 중단으로 ‘재활용 쓰레기 대란’ 조짐이 보였던 1일(왼쪽)과 분리배출이 가능하다고 통보된 3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쓰레기수거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있는 495㎡ 규모의 재활용품 선별처리시설엔 단독주택 지역 등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이 하루 70t가량 쏟아져 들어온다. 5년 전보다 30t가량 늘었다. 송파구청은 이렇게 모은 재활용품을 업체에 1t당 5만8천원, 하루 400만원 정도의 선별 처리비를 내고 서울시 바깥으로 보낸다. 또 선별 처리비 말고도 재활용할 수 없는 잔재쓰레기 18t을 매각, 소각하는 비용으로 하루에 180만~190만원을 더 쓴다. 정부가 서울 25개 구에서 공동주택의 재활용품 수거까지 맡는다면 최소 하루에 30억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된다.

비닐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정부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리 수거를 해도 실제 재활용해 쓸 수 있는 제품이 적기 때문에 애초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한국에서 출고된 페트병 15만6401개 가운데 96.4%가 재활용이 어려운 2~3등급이었다. 특이한 점은 색깔이 있어 2등급으로 분류되는 맥주병은 유독 재활용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맥주회사들이 페트병을 모두 갈색으로 통일하면서 재활용 공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갈색병과 녹색병의 재활용 비율이 높다.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 기준을 통일해야 하는 이유다.

반면, 제품을 눈에 띄게 하려고 다른 색으로 만들거나 강력 접착제로 라벨을 붙이거나 병에 직접 글자를 새긴 페트병은 세척해도 같은 회사의 같은 음료만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재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사무총장은 “외국처럼 비닐과 플라스틱 제품을 다시 가공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독일은 유리병뿐 아니라 플라스틱병도 수거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페트병과 비닐의 생산량과 재활용량을 정해 관리하고, 페트병에는 접착제를 쓰지 않고 전체를 감싸는 라벨을 붙이게 하고 있다.

비닐과 필름 종류의 포장재는 이보다 문제가 훨씬 복잡하다. 대기업이 생산하는 페트병은 규모와 실태가 분명하지만 필름과 비닐은 자본 10억 미만의 영세업체들이 생산하는 양이 압도적이어서 출고량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송파구 재활용품 선별처리시설에선 하루 재활용 쓰레기 70t 중 비닐, 필름류가 10%로 8%인 페트병보다 많다. 또 같은 비닐봉투라고 해도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진 제품과 달리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비닐은 태울 때 다이옥신이 나와 더욱 해롭다.

김미화 사무총장은 “영세 사업자가 너무 많아 사업자 관리가 불가능하므로 비닐봉투 무상제공 금지 대상을 대형마트뿐 아니라 시장과 일반 가게로 넓혀야 한다. 최근 쓰레기 대란은 비닐 생산을 줄이지 않는다면 더이상의 비닐 소비가 불가능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설 연휴 파주서 20대 여성 피살…가해 추정 남성도 사망 1.

설 연휴 파주서 20대 여성 피살…가해 추정 남성도 사망

인천공항 ‘비상’, 폭설 때보다 혼잡…공항공사 “출국까지 3시간” 2.

인천공항 ‘비상’, 폭설 때보다 혼잡…공항공사 “출국까지 3시간”

설 연휴 아침, 컨베이어에 끼인 22살 청년…“홀로 작업하다 사고” 3.

설 연휴 아침, 컨베이어에 끼인 22살 청년…“홀로 작업하다 사고”

명절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수천마리…힘들면 여기 맡겨보세요 4.

명절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수천마리…힘들면 여기 맡겨보세요

오세훈, 대선 상대 ‘이재명 선호’…부정선거론엔 “동의 어려워” 5.

오세훈, 대선 상대 ‘이재명 선호’…부정선거론엔 “동의 어려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