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 3인 복지 향한 정책경쟁
박원순 “국공립 어린이집 2배 확충”
박영선 “5살 이하는 모두 무상의료”
우상호, 와이파이 무료·교통비 절감
주거 공약 많지만, 의료비 공약은 부족
박원순 “국공립 어린이집 2배 확충”
박영선 “5살 이하는 모두 무상의료”
우상호, 와이파이 무료·교통비 절감
주거 공약 많지만, 의료비 공약은 부족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박영선, 우상호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안 경쟁이 막을 올렸다. 이번 선거는 박원순 시장의 7년 시정에 대한 평가이면서, 동시에 무상 급식·보육 등 보편복지 정책을 주도해온 민주진보 진영이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낼지 주목되는 장이다. 박 시장에 앞서 출마를 선언했고 이미 여러 공약을 내놓은 박영선, 우상호 후보와 박 시장은 어린이·주거·의료 등 복지 분야에서 정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치열한 경쟁 분야는 어린이다. 박영선 후보는 5살 이하 어린이는 진료와 입원 등을 지방정부에서 지원하는 무상 의료를 시행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또 둘째 아이는 아동수당과는 별도로 만 5살까지 매월 2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아동수당제도로 월 10만원이 지급되는데, 둘째 아이에게 매월 20만원을 더 지원하면 둘째 아이에겐 평균 보육비 26만2천원을 모두 지원할 수 있다.
12일 참여연대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정부가 상위 소득 10% 계층을 제외하고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아동수당이라는 제도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모든 아동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라며 지방선거 공약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수당 전면화는 중앙정부의 선별 복지를 지방정부가 보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소외 계층에 대한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중심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공립과 사립 어린이집 사이의 비용 차액을 100% 지원하겠다는 무상 보육 공약을 낸 우상호 후보는 “복지는 선별보다는 보편이다. 아동수당을 차별없이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도 <한겨레>에 보낸 답변에서 “아동수당과 보육을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계층간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 아동들에게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아동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사회적 연대라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와 함께 무상보육 대상을 넓혀 초등학생까지 공공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복지 영역에서 소외된 주거 문제에서도 정책 경쟁 불이 붙었다. 후보들은 정부가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선 같지만 서울에서 어떤 땅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르다. 우 후보는 한강변 일부 터를 공공 용도로 바꿔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마루타운’을 공급하고 그 위에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플랫폼 시티’를 제안했다. 박영선 후보는 철길 옆 유휴 터 379만5000㎡에 임대주택 10만 가구를, 문닫은 학교와 전통시장 터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박 시장은 신혼부부 주택 8만 가구와 지하철 역 주변 청년주택 공급을 추진해왔다.
복지 정책의 대상은 넓어지고 있다. 우 후보는 강·남북의 통신 격차를 말하며 무료·고품질·공공 와이파이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 항공·교통 마일리지를 대중교통 마일리지로 전환해 쓸 수 있게 해 교통비를 낮추겠다는 안도 내놨다. 박 시장은 19살~24살 청년들에게 대중교통 요금을 10% 낮춰주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박원순 캠프의 기동민 의원은 <한겨레>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조원을 들여 서울을 바꾸는 것이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의 프레임이었다면 박원순 시장은 실질적 복지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삶과 복지가 풍성해지는 10년을 이번 선거의 화두로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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