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개설한 캠프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채팅방 화면 갈무리. 송영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가 유병언 세력과 야권 연대를 했다는 의혹을 확산해달라는 요청에 각 캠프에서 “완료했습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매크로’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이번 6·13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재선에 도전하는 유정복 후보자의 인천시장 당선과정에 대한 의혹이 표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티비에스(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014년 인천시장 선거때 당시 새누리당에서 친박 핵심인 유정복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여론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송 의원은 전날 <한겨레>가 2014년 6·14지방선거때 매크로 여론 조작에 따른 피해 사례 가운데 하나로 언급됐다.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유병언 야권연대 의혹 파문 예상’이라는 가짜뉴스가 당시 상대 후보였던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 캠프의 한 담당자의 요청으로 한순간에 에스엔에스로 퍼졌다는 의혹이다. 트위터엔 ‘송 후보가 2010 인천지방선거연대 참여단체 중 한 단체와 유병언 세력이 관련 있다’는 주장이 퍼졌다.
송 의원은 “2012년 인천 굴업도에 씨제이(CJ)가 골프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저와 18개 시민단체가 반대했다. 단체 가운데 한 곳이 구원파랑 관계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 단체는 (세월호 사고 이전인) 2012년도에 이미 제명됐다. 그런데 2014년 선거에서 유정복을 지지하는 사람이 만든 급조한 단체가 성명을 내고, 매크로 돌리고, 어버이연합이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전방위적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룻밤 사이 640회씩 트위터에 올라오고, 1분에 7~8개씩 트위터가 새로 만들어졌다. 기계적 장치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인천시당도 이날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의 조직적 여론조작과 가짜뉴스 전파는 인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유정복 후보가 직접 해명하고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시당은 또 “유정복 캠프가 이번 선거에서도 조직적인 여론조작과 가짜뉴스 전파를 시도하고 있다. 유정복 캠프의 한 대변인은 최근 에스엔에스를 통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에 대해 여러 왜곡과 거짓으로 가득한 메시지를 전파한 의혹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시도하고 있는 여론조작과 가짜뉴스 전파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런 불법적인 사항은 전혀 없었다고 캠프에서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는 또 ‘매크로 사용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거에서 후보가 에스엔에스 내용까지 다 알 수 있었겠느냐”고 부인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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