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여져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6일 밤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 붕괴로 기울어진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건물이 철거된다.
김해룡 서울 동작구 건축과장은 7일 주민 대상 현장 브리핑에서 전문가 현장 점검 결과, 기울어지고 부서진 유치원 건물은 사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울어지지 않은 일부 건물은 정밀검사 뒤 철거를 검토한다.
지하 1층~지상 3층 상도유치원은 전날 오후 11시22분께 바로 옆 다세대 주택 신축 공사장 옹벽이 무너지면서 지반이 약 10도가량 기울어졌고, 건물 구조가 무너졌으며, 곳곳에 심한 균열이 발생했다. 한편, 상도유치원은 이날부터 휴원한다. 2014년 3월 문을 연 상도 유치원은 7개 학급에 128명 정원이지만, 사고가 밤에 일어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장 점검을 한 정수형 한국시설안전공단 평가본부장은 “기울어진 건물 기둥이 다 파괴된 상태이다.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재성 동명기술공단 토질 및 기초 기술사는 “유치원이 암반 위에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유치원 아래는 흙을 쌓아 다진 구조여서 지지력이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 복구하기 어렵다”며 같은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공사장 옹벽 붕괴 원인에 대해서는 최근 내린 비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기술사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옹벽을 지지하는 지반이 연약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는 많은 비와 다세대 주택의 설계·시공이 이번 사고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여져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전문가 5인의 긴급 안전점검 결과, 주변 다른 건물에는 피해가 없고 안전상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구는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셔도 된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구는 기울어진 건물이 추가로 붕괴하거나 토사가 유출되지 않도록 오후부터 흙을 메우는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는 또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주민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는 이날 전문가 5명과 구청 건축 담당자들이 포함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위는 붕괴 원인과 붕괴 전 어떤 조짐이 있었는지 등 다방면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한다.
사고 난 공사 현장은 기존 노후 연립주택을 철거하고 다세대 주택 6개 동 49가구를 재건축하는 곳으로, 두 달 전부터 지하층 흙파기 공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무너진 흙막이 옹벽은 높이가 20m이며, 너비 50m 가운데 40m가량이 무너졌다. 경찰도 이날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