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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고사…설비에 끼이고 로봇 덮쳐 노동자 3명 또 참변

등록 2018-12-27 14:37수정 2018-12-27 21:10

26일 충남 아산 식품회사서 40대 로봇과 부딪혀
같은 날 예산 공장서도 20대 동포 장비에 끼여
24일 인천서는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져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분향소 앞에서 천주교 사제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성탄미사를 드리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분향소 앞에서 천주교 사제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성탄미사를 드리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노동자 3명이 작업 도중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 노동자여서 산업재해는 비정규직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심각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민주노총은 27일 국회에서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위험한 작업 환경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7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26일 저녁 8시40분께 충남 아산시 둔포면 ㄷ종합식품 공장에서 정규직 노동자인 장아무개(44·작업반장)씨가 설비에 끼여 숨졌다. 장씨는 상자를 옮기는 포장 공정의 컨베이어벨트가 고장 나자 이를 수리하다, 이곳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이 작동하면서 머리를 다쳐 변을 당했다. 아산경찰서는 고장을 수리하는 동안 산업용 로봇이 작동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5시13분께 예산군 고덕면 예산산업단지 ㅈ기술 공장에서도 러시아 국적 동포 박아무개(29)씨가 공장 안 2층 운송장치와 철기둥 사이에 끼인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빼냈으나 숨졌다. 동료들은 “부품을 이송하는 캐리어가 갑자기 멈춰 라인을 확인해보니 박씨가 설비의 좁은 틈에 끼여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씨는 지난 5월13일 이 회사에 입사해 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해왔다. 예산경찰서는 “박씨가 변을 당한 곳은 평소 작업 동선이 아니다”라는 동료들의 말에 따라 공장 안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ㅈ기술은 자동차 부품인 캘리퍼에 아연을 도금하는 회사이며, 도금된 캘리퍼는 이송 캐리어에 실려 세척과 건조 공정을 거친다. 캘리퍼는 차량 제동장치에 쓰이며, 바퀴의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키는 유압 부품이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노동자들이 숨진 두 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또 인천에서도 성탄절 전날 공장에서 야간 작업을 하던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지난 24일 밤 11시3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쇠파이프 제조업체에서 김아무개(46)씨가 야간 작업 중 기계에 어깨와 상반신 일부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아침 8시40분께 숨졌다.

김씨는 사고 당시 동료 1명과 2인1조로 쇠파이프 포장 작업을 하던 중 작동 오류가 난 포장기계를 살피다가 기계에 몸이 끼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역시 이 업체 정규직으로 근무했으며, 오류를 일으킨 포장기계의 전원을 끄지 않고 살피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이 업체를 상대로 안전관리 수칙을 준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작업장에서 일어난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고사에 대해 이정호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동안전보건부장은 “김용균씨의 죽음이 잊히기도 전에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며 “정부는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사고가 난 사업장의 작업을 전면 중지하고,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인걸 이정하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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