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동지들의 오늘이 남은 동지의 내일”

등록 2018-12-31 09:26수정 2018-12-31 21:16

노동자 71명, 9년 만에 평택 공장으로
동료·가족, 새 운동화 신겨주며 축하
“곁을 지켜준 분들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복직 못 한 채 숨진 희생자 대신 아들이 출근
71명 먼저 복직, 나머지 48명은 2019년 복귀
햇수로 10년이 걸린 복직, 31일 오전 평택공장 출근에 앞서 감사 인사를 하는 쌍용자동차 복직 노동자들 모습.
햇수로 10년이 걸린 복직, 31일 오전 평택공장 출근에 앞서 감사 인사를 하는 쌍용자동차 복직 노동자들 모습.
“곁을 지켜준 당신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공장에서 쫓겨났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9년 만에 다시 공장으로 출근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소속 노동자 71명은 31일 아침 8시 쌍용자동차 경기도 평택공장으로 들어갔다. 출근에 앞서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 열심히 일하며 살겠다”고 입을 모았다.

2015년 쌍용차 평택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정욱 노조 사무국장은 “저희는 일상을 회복하고 싶었는데 10년이 걸렸다. 그저 함께 살자고 한 것뿐이었다”며 기나긴 세월을 되돌아봤다.

복직하는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온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남은 동지들에게 미안해하지 마라. 동지들의 오늘이 남아 있는 동지들의 내일이다. 아직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남아 있는 일들을 마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31일 복직하는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운동화 끈을 매어주며 출근을 축하하고 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31일 복직하는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운동화 끈을 매어주며 출근을 축하하고 있다.
이날 복직하는 노동자들은 가족과 동료들한테서 카네이션을 받아들고 아침 8시께 공장 정문으로 향했다. 앞서 김득중 지부장은 이날 출근하는 김정우 전 쌍용차지부장에게 하얀색 운동화를 직접 신겨주고 끈까지 매주며 ‘새 출발’을 축하했다. 특히 이날 출근길에는 쌍용차 사태 이후 서른번째로 세상을 등진 김주중씨의 아들이 아버지 대신 복직자 대열에 끼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칼바람이 부는 차가운 아침이었지만, 30여분 동안 축하 인사를 받은 복직 노동자들은 응원을 나온 가족과 동료들을 힘껏 끌어안은 뒤 힘차게 공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복직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지난 9월14일 타결된 노사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자동차노조, 회사는 복직 대상 해고자(119명) 중 60%인 71명을 2018년 연말까지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 48명을 2019년 상반기에 단계적으로 채용하는 데 합의했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난 등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37%에 이르는 2646명에게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1666명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고, 980명이 정리해고됐다. 이후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는 등 이른바 ‘옥쇄파업’을 벌였지만, 당시 이명박 정부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노동자들을 강제 진압했다. 이후 해고된 노동자와 가족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병에 시달리다 30명이 세상을 떠났다. 노동자들은 서울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단식과 굴뚝 농성을 벌이며 복직을 요구해왔다.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한편,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가압류 취하가 경찰의 내부 반발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 당시 경찰 진압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박근혜 정부 시절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평택/글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홍준표 대구시장, 내란선전죄·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고발 당해 1.

홍준표 대구시장, 내란선전죄·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고발 당해

교통 체증 고려않고 덜컥 시작…울산시 아산로 공사 나흘 만에 중단 2.

교통 체증 고려않고 덜컥 시작…울산시 아산로 공사 나흘 만에 중단

“윤석열 지키자” JK김동욱, 대구 신년음악회 출연 취소 3.

“윤석열 지키자” JK김동욱, 대구 신년음악회 출연 취소

‘권성동 의원 제명’ 국회 국민청원 시작…“내란 옹호, 선전·선동” 4.

‘권성동 의원 제명’ 국회 국민청원 시작…“내란 옹호, 선전·선동”

“제천·오송 참사 희생자 자녀 4명, 부모 곁으로…피해자들 지원하라” 5.

“제천·오송 참사 희생자 자녀 4명, 부모 곁으로…피해자들 지원하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