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서 노동자 1명이 작업 중 숨져 파문이 번지고 있다. 사진은 김천시내 한 산업단지 전경.김천시 제공
경북 김천의 화학물질 제조업체에서 지난 8일 일어난 폭발사고로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소속 20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태안화력 김용균씨와 화성 철강공장 자동문 설치 노동자에 이어 한 달 새 3명의 20대 노동자가 안전사고로 숨진 것이다. 위험 업무에 신규 입직 노동자들의 투입을 제한하거나 작업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는 8일 오후 5시23분 김천시 대광동 산업단지에 있는 ㅅ사에서 화학물질 저장탱크가 폭발해 일어났다. 숨진 변아무개(27)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입사 4개월 만에 변을 당했다. 경찰과 노동청은 회사에 갓 들어온 신입 직원이 혼자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변씨는 이날 동료직원 4명과 함께 원청업체인 ㅅ사에 2.5톤짜리 저장탱크를 설치한 뒤 공기가 빠지는 소리가 들리자 이를 확인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황산과 니켈이 든 높이 2m, 둘레 1.9m짜리 저장탱크에 공기를 주입하고 뚜껑 이음새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변씨가 화학물질을 탱크에 넣기 전 공기가 새는지 여부를 점검하려고 뚜껑 부분에 올라간 순간 갑자기 뚜껑이 튀어나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회사는 질산나트륨, 수산화니켈 등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업체다. 회사 직원들은 “입사한 뒤 열심히 근무했는데, 젊은 나이에 변을 당해 무척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침통해 했다.
경찰은 저장탱크 제조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잔해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맡겼다. 경찰은 “주변에 경험 있는 동료들이 많았을 텐데, 왜 입사한 지 넉 달밖에 안되는 신입사원이 탱크 위에 혼자 올라가 점검작업을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구미 고용노동지청도 변씨의 사망 경위와 함께 회사가 산업안전 규정을 위반한 게 없는지 조사 중이다.
노동건강연대의 박혜영 노무사는 “관련 법규정이 미비해서가 아니라 업주들이 비용 문제 때문에 있는 규정조차 안 지켜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기업이 작업 환경을 개선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감시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충남 태안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비정규직인 김용균씨가 연료 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철강 가공공장에서 자동문을 설치하던 ㄱ씨(27)가 작업 도중 갑자기 상승한 승강기에 끼어 숨졌다.
구대선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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