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치러진 전북대학교 총장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이 대학 교수들이 ‘경찰 내사설’을 유포하는 등 후보로 나선 현직 총장을 근거 없이 비방한 의혹이 경찰조사를 통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전주덕진경찰서는 ㄱ교수 등 전북대 전현직 교수 2명을 교육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ㄱ교수는 지난해 10월16일 전주의 한 카페에서 경찰청 수사국 소속의 김아무개 경감을 만나 ‘이남호 현 총장에게 비리가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후 전북대의 다른 교수에게 ‘경찰이 이 총장에 대한 탐문을 시작했다’고 말해 이러한 내용이 교수회에 전달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ㄱ교수의 발언은 이 총장을 겨냥한 경찰의 내사설로 발전해 대학 게시판과 교수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총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이런 의혹을 쟁점화했다. 재선에 도전한 이 총장은 선거에서 2위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전북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경찰청 김 경감이 교수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경찰은 일부 교수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내사설을 유포했다고 보고 교수실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등 4개월 넘게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한 여러 교수를 불러 조사한 결과, 2명의 전현직 교수에게서 어느 정도 혐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교수들에게 “이남호 총장 비리와 관련해 통화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경찰청 김 경감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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