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통학 버스, 앞으로는 짙은 선팅 못 한다

밖에서 보이게 가시광선 투과율 높이기로
보호자 동승 허용·하차 확인 장치 설치도
청소년 수련시설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교통사고가 난 한 어린이 수송 버스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어린이가 타는 통학 버스는 유리창에 짙은 색 선팅(빛가림)을 하지 못하게 된다. 또 어린이 통학 버스에 보호자 동승도 허용된다.

16일 행정안전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22개 정부 기관과 17개 광역 시·도가 참석한 안전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어린이 안전과 전통 시장 화재 방지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교통안전, 산업 안전, 생활·여가, 시설 안전 등 분야에서 모두 64개의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기관별로 시행해나가도록 했다.

어린이 안전과 관련해, 어린이 통학 버스 옆면 유리창의 가시광선 투과율을 현행 40%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을수록 선팅 색깔이 옅어 밖에서 잘 보인다. 그동안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짙은 선팅을 한 버스가 많았고, 이 때문에 어린이가 버스 안에 갇힌 경우 밖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어린이 통학 버스에 보호자 동승을 허용하고, 하차 확인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단 침대 등 어린이용 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방염(안 타는) 기준을 마련하고, 청소년 수련시설과 자연휴양림 숙박시설, 학교 급식실에도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추진한다. 이는 난방이나 요리 기구 등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숙소에 스며들어 가스중독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한, 기존 건물들이 낡아 건물 해체 공사가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안전 기준도 강화한다. 해체 과정에서 붕괴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건물 해체는 그동안 신고만 하면 가능했으나, 규모가 큰 건물은 해체 허가를 받아 공사하도록 한다. 허가 대상 기준은 연면적이 1천㎡ 이상이거나 높이가 20m 이상이거나 지하를 포함해 5개 층 초과 건물이다. 해체계획서도 안전 대책 등을 더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고, 해체 허가 대상 건물은 해체계획서를 내기 전에 안전진단 전문기관으로부터 사전 검토도 받도록 한다.

지난 9월 서울 평화시장 화재를 계기로 전통 시장의 화재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전통 시장에 스프링클러 설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설 현대화 사업비 중 안전 설비에 대한 투자율을 10%에서 15% 이상으로 높인다. 또 끄기가 어려운, 전기로 인한 화재를 빨리 진압할 수 있도록 콘센트, 전기분전반 등에 할로겐 화합물로 만들어진 새 소화장치를 설치하도록 한다.

김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