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버스 10대 중 3대는 정류장에서 제대로 정차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정차 원인은 승객과 버스 기사 간 소통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도내 2019개 노선 내 2만2368개 정류장을 대상으로 제대로 정차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405만6000여 차례 정류장을 경유하면서 무정차율이 31.3%인 126만8000여 차례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승객 확인 등을 위해 서행했을 경우 정차했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행 기준은 정류소 지점 앞뒤 30m 구역에서 8초 이상 운행했을 때(시속 27㎞)이다.
도시 유형별로 무정차율을 보면, 대도시는 26.1%, 중소도시는 30.3%, 도농복합시는 41.2%, 군 지역은 64.0%로 대도시보다 농촌과 군 지역일수록 무정차율이 높았다. 시간대별 무정차율은 오전 2시 55.9% 등 심야와 새벽 40% 이상을 유지하다가 오후 6시 21.7%로 가장 낮았다.
또 올해 4월 도내 버스 이용자와 버스 기사를 대상으로 한 ‘버스 무정차 관련 설문조사’에서 무정차 원인을 묻는 말(중복 허용)에 이용자는 차내 혼잡(20.7%), 무리한 배차계획(20.6%) 등을 꼽았다. 반면, 버스 기사는 이용자의 탑승 의사를 판단하기 어렵고(65.7%) 무리한 승하차 요구(36.4%)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버스 기사가 꼽은 ‘탑승 의사 판단의 어려움’에 대한 항목은 ‘승객의 휴대폰 사용’ 34.8%, ‘정류소 내 불법 주정차’ 29.0% 등의 순이었다. ‘무리한 승하차 요구’에 대한 항목은 ‘하차벨 없이 하차 요구’ 33.7%, ‘차를 따라오며 정차 요구’ 25.4%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버스 무정차는 시내버스 민원의 주된 내용이기도 했다. 지난해 경기도 시내버스 민원 2만931건의 40.4%인 8463건이 무정차 관련 내용이었다. 불친절(16.3%), 난폭운전(9.7%), 배차 간격(8.7%) 등보다 훨씬 많았다.
경기연구원 쪽은 “승객과 버스 기사의 소통을 위해서 승차벨 서비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승차벨 서비스는 버스 이용자가 경기버스정보앱의 ‘승차벨’ 버튼을 누르면 버스 기사 운전석에 설치된 단말기에 승차벨(음성, 그래픽)이 울려 ‘승객 대기’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올 3월부터 시작됐다.
경기연구원 쪽은 또 “불합리한 버스 정류소의 위치(짧은 좌회전 차로 변경 구간 등)와 시설(사각지대, 광고판의 반사), 주변 시설(조경수, 네온사인 반사)로 불가항력의 버스 무정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류소 및 주변 시설의 정비사업 추진 시 관내 버스업체와 버스 기사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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