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공사가 끝난 율현공원 노동자 휴게실 모습. 서울시 제공
어둡고 냄새나는 서울 시내 공원의 노동자 휴게 공간이 밝고 깨끗하게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동부공원녹지사업소가 관리하는 천호공원, 율현공원, 응봉공원, 보라매공원, 길동생태공원의 노동자 휴게 공간을 재구조화한다고 3일 밝혔다. 천호·율현·응봉·보라매 공원은 시설 개선을 마무리했으며 길동생태공원은 이달 중 공사가 끝난다.
도서관 건물 지하와 자재 창고에 공원노동자 휴게실이 있던 천호공원은 지상에 27㎡ 규모 휴게실을 새로 만들어 내부로 햇살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휴게실 앞에는 전용 야외마당을 마련해 공원노동자가 가벼운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율현공원은 외부에 가림막을 설치해 노동자의 사생활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하고, 553㎡ 규모 야외 휴게 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바닥 꺼짐, 썩은 합판 등 열악한 휴게실 내부도 정비했다.
한 공간 안에 휴게실과 창고, 샤워장이 함께 있던 응봉공원은 용도별로 공간을 완전히 분리했다. 보라매공원은 공원 도로변에 있던 노동자 휴게실을 안전하고 독립된 공간으로 옮겼다.
공원 내부를 가로지르는 천호대로(11차로) 양옆에 농막 형태로 휴게실이 나뉘어 있던 길동생태공원은 통합된 새 휴게실을 만든다.
앞서 시는 각 공원 휴게실의 취약점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실제 이용하는 노동자의 의견을 들어 맞춤형 휴게실 재구조화를 계획했다. 시는 노동자 1인당 휴게 면적이 평균 2.2㎡에서 3.4㎡로 확대되면서 코로나19 시대 노동자 사이 거리두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미애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이번 시설 개선 작업으로 공원노동자와 이용객 모두 행복한 공원을 만들겠다”며 “앞으로도 공원노동자 휴게권에 대한 인식 변화에 앞장서며 노동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을 계속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