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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흉기 위협…그날 ‘층간소음’ 난동 현장에 경찰 있었다

등록 2021-11-18 13:51수정 2021-11-19 02:34

인천경찰청, 대응 논란에 감찰 착수…“경찰관 2명 조사중”
지원 요청하느라 현장 벗어난 사이 일가족 피해 더 커져
게티이미지 제공
게티이미지 제공

인천에서 층간소음 갈등을 빚던 40대 남성이 일가족에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관이 지원 요청을 이유로 피해자를 두고 현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져 인천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15일 층간소음 갈등 현장에 출동했던 인천 논현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을 감찰 조사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께 “위층 남성이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 남경 1명과 여경 1명으로 구성된 순찰팀을 출동시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3층 집 앞 복도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일가족과 위층 거주 남성 ㄱ씨(48)를 분리 조처했다. 우선 한 경찰관이 3층에 사는 신고인인 남성 ㄴ씨(60대)와 건물 밖으로 나가 진술을 듣는 사이, 다른 경찰은 3층 현관문 앞 복도에서 ㄴ씨의 아내와 이들 부부의 딸(20대)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이때 4층 집으로 돌려보냈던 ㄱ씨가 3층 복도로 내려와 ㄴ씨 아내와 딸을 흉기로 공격했다. 3층에 있던 경찰은 지원 요청을 위해 3층에서 1층으로 뛰어 내려와 동료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두 사람이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하며 1층에 머무는 사이 3층으로 올라간 건 신고자 ㄴ씨였다. ㄴ씨가 3층 복도로 올라가 ㄱ씨와 몸싸움을 벌여 제압했다.

두 경찰관은 빌라 공동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현장에 뒤늦게 도착했다. 논현서 관계자는 “당시 3층에 있던 여경은 ‘ㄱ씨가 뒤에서 밀쳐서 넘어졌고, 혼자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ㄴ씨 가족은 경찰관이 피해자를 두고 범행 현장을 벗어나 피해가 커졌다며 경찰 대응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범행 당일 4시간 전인 정오쯤에도 같은 문제로 112에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ㄱ씨를 조사한 뒤 돌려보냈던 만큼, 경찰의 현장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과 112상황실은 현장에 출동한 두 경찰관의 현장 대응을 두고 합동 감찰조사를 진행 중이다. 인천경찰청 감찰부서 관계자는 “현장 출동 경찰관이 피해자 보호 분리 조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상황 발생 때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인천경찰청 페이스북 등에 게시하고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철저한 감찰을 진행해 해당 경찰관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ㄱ씨는 전날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ㄱ씨는 경찰에서 “아래층에서 소리가 들리고 시끄러워서 항의했고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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