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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소나무 불치병’ 생물학적 방제 길 열렸다

등록 2022-05-19 17:04수정 2022-05-19 17:20

국립수목원, 매개충 천적 발굴
‘가시고치벌’ 등 실내사육 성공
넙적머리푸른고치벌 산란 장면. 국립수목원 제공
넙적머리푸른고치벌 산란 장면. 국립수목원 제공

‘소나무 불치병’으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생물학적 방제의 길이 열렸다. 그동안은 감염목·고사목 베어내기와 수간주사·약제살포 등 물리·화학적 방제작업으로만 대응해왔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하늘소의 기생천적인 ‘가시고치벌’과 ‘넙적머리푸른고치벌’을 발굴해 실내사육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2종은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의 애벌레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먹어 죽게 만든다고 국립수목원은 설명했다.

국립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천적 활용 생물학적 방제’를 위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소나무재선충 매개충의 천적으로 가시고치벌 등 모두 15종 후보종을 발굴해 각 종의 생물학적 특성 등을 연구해왔다. 조사 결과, 가시고치벌과 넙적머리푸른고치벌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높은 기생률을 보여 지난해 대량사육에 필수적인 산란조건 등 실험을 통해 실내사육에 성공했다.

가시고치벌과 넙적머리푸른고치벌은 실내사육을 통해 30℃에서 알~성충까지의 발육 기간이 각각 평균 20일, 13일로 가장 빨랐으며, 일일 평균 산란수도 가장 높은 13개, 1.5개로 나타났다. 암컷 성충의 평균 수명은 각각 62일, 57일, 평균 산란 기간은 38일이었다. 특히 넙적머리푸른고치벌의 번데기를 5℃에서 3달 이상 저장했을 때 성충 우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가시고치벌 산란 장면. 국립수목원 제공
가시고치벌 산란 장면. 국립수목원 제공

2016년부터 이 연구를 수행한 김무성 연구원은 “활용 가능성이 있는 두 종의 기생천적 발굴과 사육에 필요한 적정조건을 파악했으므로 앞으로 이를 활용한 대량사육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책임자인 국립수목원 김일권 연구사는 “생물학적 방제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실제 방제에 적용하기까지는 저온저장법, 산란율 등 추가조사와 더불어 대량방사 방법과 기생천적의 효율 검정법의 개발까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나무재선충은 크기가 1㎜ 안팎으로 실처럼 생겨 구멍을 통해 소나무 조직 안으로 침투한 뒤 수분의 흐름을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외래 해충이다. 재선충병에 걸리면 소나무는 100% 말라 죽는다.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뒤 전국으로 퍼져 큰 피해를 줬으며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마련해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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