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여성, 스토킹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져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교제하다가 헤어진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살인 등의 혐의로 60대 남성 ㄱ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ㄱ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안산시의 한 빌라 1층 복도에서 40대 여성 ㄴ씨의 신체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ㄴ씨가 빌라 현관으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현관으로 나가 준비한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범행 직후 해당 빌라 1층 자신의 주거지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ㄱ씨를 자택에서 긴급체포했으며, ㄱ씨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수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와 ㄴ씨는 같은 건물 1층과 3층에 살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 4개월가량 교제하다가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ㄴ씨는 지난달 중순 “ㄱ씨가 연락해 ‘왜 만나주지 않느냐'며 욕설을 한다”고 신고했으며,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 지급과 함께 신변보호 조처를 받아왔다.

ㄱ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7일 오후 3시30분께 거주 중인 빌라 공동현관에서 ㄴ씨를 만나자 현관문을 가로막고 욕설을 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ㄴ씨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신고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ㄱ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와 여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은 ㄱ씨가 회복한 뒤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