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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식용견·반려견 구분이 무슨 의미 있나요?”

등록 2022-08-29 19:07수정 2022-08-30 02:40

열악한 개농장서 구출된 ‘버디’
펫산업박람회서 식용견 문제 알려
아크보호소 “관람객들 공감”
아크보호소 부스를 홍보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버디. 이승욱 기자
아크보호소 부스를 홍보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버디. 이승욱 기자

“저 강아지 옷에 적힌 ‘가족 구함’ 문구가 가족을 찾았다는 뜻인 줄 알았어.”

지난 2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2 케이펫페어 송도’ 현장. 오후 1시40분께 한 부스에 ‘가족 구함’이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누렁이’가 들어섰다. 누렁이는 인파와 개로 가득 찬 공간이 어색한 듯 한껏 꼬리를 안쪽으로 말아넣은 채 미끄러지는 발을 이끌고 전시장 이곳저곳을 다녔다. 이 누렁이는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다 2020년 6월 ‘롯데목장 개 살리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농장을 넘겨받으면서 구조된 ‘버디’다. 시민모임은 개농장의 사육 환경을 개선한 ‘아크보호소’를 만든 뒤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던 150여마리 개를 돌보고 있다. 아크보호소 활동가 김왕영씨는 “버디는 흙이 있는 곳에서만 생활해서 미끄러운 바닥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버디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된 관람객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30대 초반이라고 밝힌 이해리씨는 “식용견으로 길러졌지만 반려견과 다를 바 없이 귀엽다. 식용견 또는 반려견이란 구분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강아지와 함께 사는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크보호소 부스에는 뜰장(개 우리)과 목줄도 함께 전시됐다. 식용견의 사육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뜰장 위에 올려둔 패널에는 ‘이 작은 뜰장 하나 도살장 가는 개들이 5마리나 구겨진 채 끌려간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관람객은 뜰장을 가리키며 “어떻게 개를 저렇게 좁은 곳에 넣어서 길렀지? 그거야말로 마술쇼지, 마술쇼”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크보호소 부스에 전시된 개목장 뜰장. 이승욱 기자
아크보호소 부스에 전시된 개목장 뜰장. 이승욱 기자

지난 26~28일 열린 2022 케이펫페어 송도에 초청된 아크보호소는 행사 기간에 ‘가족이 되어주세요’라는 콘셉트로 부스를 운영했다.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던 개를 입양시키기 위한 인터넷 사이트 ‘DARI’(다리)도 부지런히 홍보했다. 아크보호소가 농장을 넘겨받은 뒤 입양한 80여마리 중 국내로 입양된 개는 3마리에 그친다. 아크보호소 쪽이 다리를 영문 사이트로 만든 까닭이다.

이지은 아크보호소 기획위원장은 “행사 기간에 약 2천명이 우리 부스를 찾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리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도 580명 정도가 늘었다”며 “부스 자원봉사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행사장을 찾은 대다수 시민이 식용견 문제에 많은 공감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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