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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도 못 짓는 상수원보호구역에 레미콘공장, 시장도 몰랐다고?

등록 2022-09-20 18:50수정 2022-09-22 11:32

경기 광주시 팔당상수원보호구역 특혜 논란
경기도 광주시가 지난 8월 ‘과장 전결’로 허가를 내준 직동 레미콘공장 진입 도로의 모습. 주민들은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은 물론 주거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달 만에 이례적인 레미콘공장 허가는 편법이나 특혜 의혹이 있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경기도 광주시가 지난 8월 ‘과장 전결’로 허가를 내준 직동 레미콘공장 진입 도로의 모습. 주민들은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은 물론 주거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달 만에 이례적인 레미콘공장 허가는 편법이나 특혜 의혹이 있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레미콘공장을 지을 수 있게 허가를 내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환경오염과 자녀들의 통학 안전이 우려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달 말 국민동의청원까지 냈다. 청원에는 20일 현재 5800여명이 동의했다. 이들은 공중목욕탕조차 짓기 어려운 팔당상수원 특별대책지역 안에 레미콘공장 건축허가가 난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특혜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경기도 광주시 말을 종합하면, ㄷ아스콘은 직동 102-20번지 6326㎡ 터 가운데 4998㎡에 공장 2개 동과 시멘트 원료 등을 보관하는 사일로(건축 면적 1115㎡)를 짓겠다며 지난 6월13일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신청서에는 레미콘 차량 35대와 골재 운반 차량 3대 등을 운행하며, 공장에서 발생되는 하루 19.4t의 폐수는 전량 위탁 처리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이 신청은 두차례 서류 보완 과정을 거쳐 지난 8월12일 허가가 떨어졌다.

주민들은 졸속 심사 의혹을 제기한다. 비대위는 “관련 법에 따라 사업 면적이 5천㎡가 넘으면 6m 폭의 도로를 확보해야 하지만, 해당 회사는 이보다 2㎡가 적은 사업 면적 4998㎡로 허가를 신청해 승용차 2대가 간신히 교행하는 비좁은 진입 도로를 그냥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교묘하게 허가를 신청했고, 광주시가 이를 적절하게 살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ㄷ아스콘이 제시한 폐수 배출량과 위탁처리 계획에도 의심의 눈길을 던진다. 하루 폐수 배출량으로 업체가 제시한 ‘19.4t’은 자체 정화시설 구축 등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기준선인 ‘20t’에 조금 못 미치는데, 이 역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것이다.

업체가 주장한 배출 규모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비대위는 주장한다. ㄷ아스콘이 제시한 하루 콘크리트 최대 생산량(1천㎥)을 실제로 생산할 경우, 이를 실어 나를 레미콘 차량은 167회 운행해야 하는데, 세척 과정에서 나오는 회당 최소 폐수 발생량(180ℓ)을 고려하면 이 공장의 하루 폐수 배출량은 ‘30t 이상’이라는 게 비대위의 추산이다.

비대위는 이 허가가 수도권 물난리가 한창이던 때 담당 과장의 ‘전결’로 이뤄졌고 시장에게 보고도 이뤄지지 않은 점이 의아스럽다고 본다. 민원이 발생할 여지가 큰 사안에 대해 시정의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현철 비대위원장은 “비상식적인 허가가 이뤄졌다.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건축과장은 “건축법상 허가는 문제가 없지만, 주민들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시장의 지시에 따라 차량 진입 도로와 폐수 배출량 산출 등 허가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없는지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앞서 방세환 광주시장은 지난 15일 레미콘공장 허가를 두고 “적법 여부를 떠나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상황까지 이르렀는지 면밀히 파악하겠다”고 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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