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경기도 광명시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없는 사이 불이 났으나, 스프링클러가 초기 진압에 성공해 큰 불길을 막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9월5일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옛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시흥하늘휴게소 간식 판매점에서 불이 났다. 이용객이 많아 인명 피해는 물론 차량 정체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됐다. 그러나 당시 휴게소에 설치됐던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가 동시에 작동해 빠르게 불길을 차단했다. ‘대란’이 염려됐던 화재는 ‘소동’에 그쳤다. 스프링클러의 힘이었다.
앞서 2020년 8월12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대규모 의약품 연구시설 내 실험시약 보관 장치에서 발생한 화재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며 조기 진화가 이뤄졌다. 공장과 산후조리원, 복합판매시설 등에서도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자동 소화설비는 불이 확산되는 걸 막는 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자동 소화설비 작동을 통해 943건의 화재가 초기 진압됐다고 6일 밝혔다. 이 기간 자동 소화설비 작동으로 절감된 재산피해액은 9조8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절감 피해액은 자동 소화설비가 작동하지 않아 화재 발생 시설이 전소했을 경우의 피해액을 산출한 뒤 실제 발생한 재산피해액을 빼는 방식으로 구했다.
자동 소화설비 중에서는 스프링클러가 같은 기간 921건 작동해 9조6천억원(전체 절감액의 98%)의 재산 피해를 줄여 피해 경감 효과가 가장 컸다. 포말·분말 9건(144억원), 청정·할로겐 7건(1289억원), 물 분무(2억5천만원), 이산화탄소 등 3건(5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선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화재 초기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은 단 3분에 불과하다. 그 안에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프링클러 등 자동 소화설비를 갖추고 화재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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