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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살해범 “8월에 집주인인 전 여자친구 살인…강가에 유기”

등록 2022-12-27 17:20수정 2022-12-28 00:32

27일 오후 택시기사 살해 피의자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유기했다고 자백한 경기 파주시의 한 하천 변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승욱 기자
27일 오후 택시기사 살해 피의자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유기했다고 자백한 경기 파주시의 한 하천 변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승욱 기자

“여름까진 반려견과 반려묘를 데리고, 둘이 같이 산책도 하고 했어요. 이후부터 여자분은 본 적이 없어요.”

27일 오후 2시께 경기 파주시의 한 새도시 내 아파트. 이 아파트는 60대 택시기사가 옷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곳이다. 사건 발생 현장과 같은 동에 사는 한 주민이 <한겨레>와 만나 피의자 이아무개(32)씨와 집주인인 전 여자친구 ㄱ(50)씨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또 다른 주민은 “평소에 그 집 화장실에서 올라온 담배 연기에 시달렸는데, 성탄절 이브에는 특이하게 ‘장미향’이 가득했다”고 했다.

‘택시기사 살해사건’ 피의자 이씨의 추가 범행이 드러나고 있다. 이씨는 살해한 60대 택시기사 ㄴ씨의 신용카드로 수천만원을 쓴 데 이어, 전 여자친구 ㄱ씨도 살해해 인근 강가에 주검을 버린 사실을 경찰에 자백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밤 11시께 ㄴ씨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뒤 옷장에 주검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의 한 대학병원에서 긴급체포된 바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는 이날 ㄴ씨 주검이 발견된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아파트에 출동해 택시기사 ㄴ씨 외 다른 유전자의 혈흔 등이 있는지 감식했다. 경찰은 이씨가 살던 집 소유주이자 전 여자친구 ㄱ씨 행방을 찾던 중 이씨로부터 8월 초 ㄱ씨를 살해한 뒤 인근 강가에 주검을 유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터였다. 이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도 ㄱ씨 명의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지목한 주검 유기 장소인 인근 하천에서 수색작업도 진행했다. 또 경찰은 이씨가 이용한 차량 내부와 트렁크에서 각각 ㄱ씨의 신분증과 혈흔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하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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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찰이 옷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택시기사 사건의 피의자와 관련한 여죄를 확인하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로 들어가고 있다. 이승욱 기자
27일 오후 경찰이 옷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택시기사 사건의 피의자와 관련한 여죄를 확인하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로 들어가고 있다. 이승욱 기자

이씨가 ㄱ씨 소유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거액을 대출받은 정황도 확인된다. <한겨레>가 ㄱ씨 소유의 집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 ㄱ씨가 사망한 이후 10월5일부터 11월9일까지 3개 카드사에서 1억원 상당의 가압류가 설정돼 있었다. 경찰은 카드 사용자가 이씨일 가능성을 크게 본다.

택시기사 ㄴ씨의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씨가 신용카드 결제와 현금 대출 등으로 5000여만원을 사용한 사실은 경찰이 확인했다. 이씨는 살인 및 사체은닉,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28일 오전 10시30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는다.

이씨는 지난 20일 밤 10시20분께 음주운전을 하던 중 ㄴ씨의 택시를 들이받은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ㄴ씨를 파주로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뚜렷한 직업 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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